[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개막 후 근 석 달을 달린 2016시즌, 어느새 전반기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모두가 우승기를 끌어안고 출발했던 봄, 각 팀의 가장 중요했던 구상은 역시 선발진이었다. 어느 사령탑도 차마 전원의 완주를 꿈꾸진 않았겠지만, 최대한 많은 투수가 최대한 오래 로테이션에 남아주기를 희망했다.
현실은 기대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각 팀의 시즌 전 구상대로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투수들을 28일 현재의 팀 순위 순으로 살펴본다.
↑ 두산은 외인원투펀치 니퍼트-보우덴과 국내파 에이스 장원준-유희관이 모두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박’의 팀이다. 전원 리그 다승 공동 6위 이내에 랭크돼 있는 이들 4명은 28일까지 36승을 합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노경은)
외인원투펀치와 국내파 두 명의 에이스가 모두 건재하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다소의 일정 조정은 있지만 꾸준히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이들 네 명은 28일까지 36승을 합작했다.
개막 전 5인 구상에서 틀어진 곳은 노경은(롯데)의 자리뿐이다. 세 경기 등판 후 다소 빠른 4월말에 이탈했다. 그러나 교체카드 허준혁이 바로 5선발로 자리를 잡았고 이후 두 달 동안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2위 NC
스튜어트 이재학 이민호 (해커) (이태양)
개막 한달반 동안 6승을 따냈던 에이스 해커가 팔꿈치 부상으로 5월초 이탈한데 이어 그동안 안정적인 초반을 버텨주던 이태양(2승2패)이 28일 엔트리 말소돼 주름살이 생겼다. 다만 두 투수 모두 부상 이탈이기 때문에 컴백까지 잠정적 공백이다. 정수민이 빠르게 한 자리를 채워 현재까지는 거의 누수를 겪지 않았지만, 이태양까지 빠진 공간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3위 넥센
피어밴드 신재영 박주현 (코엘로) (양훈)
시즌 전 꼴찌후보로 꼽혔을 만큼 전력의 무게감이 부족한 팀이었지만, 참아내며 키워내는 벤치가 신재영 박주현을 ‘올해의 발견’으로 만들어 냈다. 끝내 양훈이 이탈하고 코엘로를 포기한 것은 이달 들어서다. 대체외인 투수 멕그레거는 지난주 희망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불펜에서 꾸준하게 이닝을 채우던 최원태가 6월 중순부터 선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4위 SK
김광현 켈리 박종훈 윤희상 (세든)
세든이 중도 퇴출됐지만, 개막 후 두 경기 등판 만에 2군으로 내려갔던 윤희상이 이달 복귀 후 최근 3연승하고 있어 결국 시즌 전 5인 로테이션 구상 중 현재 4명이 건재하다. 세든의 대체 외인투수인 라라가 주말 첫 출격하는데 성공적으로 적응한다면 후반기 출발 로테이션은 든든해진다.
▶5위 KIA
양현종 헥터 지크 (윤석민) (임준혁)
홈 개막전 선발이었던 윤석민이 사라졌다. 한달반의 부상공백을 겪었던 임준혁은 지난 9일 복귀전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후 3경기에서 고전하다가 27일 엔트리 말소됐다. 결국 시즌 전 구상에서 살아남은 로테이션은 60퍼센트. 그러나 ‘빅3’ 양현종-헥터-지크의 구위는 남부럽지 않다.
▶6위 LG
소사 코프랜드 우규민 류제국 (봉중근)
‘외인 2명+우규민 류제국 봉중근’의 5인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준비했던 LG. 코프랜드의 합류가 예상 외로 늦어지고 봉중근이 정상 출발하지 못하면서 개막 초반부터 선발진 개보수를 겪어야 했던 팀이다. 봉중근은 결국 불펜으로 돌아갔지만, 소사와 류제국은 꾸준하고 4월 중순 합류한 코프랜드는 점점 안정을 찾고 있어 시즌 전 구상이 크게 틀어지진 않았다. 우규민의 페이스가 불안한 것이 요즘 고민. 개막 초반부터 오래 기회를 얻었던 이준형은 재충전한 뒤 다시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7위 롯데
린드블럼 레일리 박세웅 (송승준) (고원준)
송승준의 부상 이탈이 길어지고 있고, 고원준은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즌 전 기대대로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투수는 린드블럼 레일리 박세웅의 세 명이다. ‘영건’ 박세웅의 성장이 가장 뿌듯하다. 5월말부터 발탁된 박진형의 분전이 꽤 괜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위 삼성
차우찬 윤성환 (웹스터) (벨레스터) (장원삼)
어쩌다 삼성이……. 외인투수가 모두 사라진 팀으로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진이 원래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졌다. 도박스캔들 파문으로 시즌을 늦게 출발한 윤성환이 꾸준하고, 한달 반 부상 공백을 겪은 차우찬이 복귀한 것이 위안이다.
벨레스터는 조기 퇴출됐고 대체외인 레온마저 딱 한경기 등판 후 이탈했다. 자리를 지키던 웹스터도 이달 초 종아리를 다쳤고 장원삼은 27일 엔트리 말소됐다. 애초 윤성환이 늦는 자리를 채우는 역할이었던 정인욱이 오래 한자리를 맡아주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 마에스트리(오른쪽)와 로저스가 나흘 간격으로 방출된 한화는 시즌 전 구상했던 외인원투펀치가 모두 최종 ‘불능’ 카드가 된 유일한 팀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밴와트 피노 (마리몬) (정대현) (엄상백)
시즌 전 구상대로 자리를 지킨 선발 투수는 사실상 밴와트 뿐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달 반 넘게 빠졌던 피노는 겨우 보름전 복귀. 그 직후 마리몬과 정대현이 줄줄이 이탈했다. 엄상백은 개막 한달 반 만에 불펜으로 이동했다. 그런 혼란과 시름 속에서 '완봉승 투수' 주권이 성장하면서 희망이 되어주고 있다.
▶10위 한화
송은범 이태양 (로저스) (마에스트리) (심수창)
외인원투펀치가 모두 중도 퇴출된 유일한 팀이다. 마에스트리가 20일 방출됐고 나흘뒤인 24일올시즌 KBO 최고몸값 외인선수였던 에스밀 로저스의 말 많고 탈 많은 웨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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