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2016시즌 메이저리그에는 무려 8명의 한국 선수들이 경기장을 누볐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네 명의 선수, 이대호(34·시애틀), 오승환(33·세인트루이스), 김현수(28·볼티모어), 박병호(29·미네소타)는 많은 관심 속에 각자 빅리그 생존을 위한 길을 찾았다.
이런 그들을 올스타 게임에 참가한 팀 동료들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지난 1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시내에 있는 맨체스터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올스타 게임 미디어 데이에서 각 팀에서 한 명씩 네 명의 선수를 만나 물었다.
↑ 맷 카펜터는 오승환의 장점을 돌부처같은 무표정에서 찾았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
세인트루이스 카펜터 "오승환, 정말 ’돌부처’같다"
"믿을 수 없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야수 맷 카펜터(30)는 팀 동료 오승환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는 질문에 가장 먼저 이렇게 답했다.
이번 시즌 세인트루이스에 합류한 오승환은 그의 말처럼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45경기에 등판, 45 1/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시즌 도중 팀의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난조를 보이며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오자 그 자리를 맡아 2개의 세이브도 올렸다.
카펜터는 "오승환은 시즌 내내 안정된 모습이다. 트레버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그 역할을 대신했다. 언제든 마운드에 나가면 경기를 풀어나갈 방법을 찾는 선수"라며 동료에 대해 말했다.
그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것은 오승환의 표정이다. "마운드에 오르면 얼굴에 정말 아무 표정이 없다. 정말로 ’돌부처’같다. 어떤 상황이든 흔들리지 않고 던질 준비를 한다"며 그의 마음가짐을 높이 평가했다.
오승환은 한국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모두 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다. 그런 그가 올해의 신인에 도전할 자격이 있을까? 카펜터는 "당연하다. 그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로빈슨 카노는 이대호를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
시애틀 카노 "이대호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
"정말 열심히 한다." 시애틀 매리너스 주전 2루수 로빈슨 카노(33)는 같은 팀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매일같이 정말 열심히 한다. 수비 연습 때도 계속해서 땅볼을 받는다. 더 나아지기를 원하는 선수"라며 이대호가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대호가 부족한 선수일까? 절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 마이너리그 초청 선수로 합류한 이대호는 헤수스 몬테로를 밀어내고 개막 25인 로스터에 합류,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12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두 번의 대타 홈런으로 남긴 강한 인상은 보너스다.
카노는 "이대호는 칠 수 있는 선수고, 수비도 좋다. 타격 때 모든 필드를 다 활용하는 선수"라며 이대호를 공수 양면에서 능한 선수로 높이 평가했다.
이대호와 같은 1982년생인 카노는 이대호가 매리너스에 합류한 이후 가장 친해진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대호와는 잘 어울리고 있다. 한국말은 아직 배우려고 노력중"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10년 2억 4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슈퍼스타지만, 소탈한 모습이 인상적인 카노였다.
↑ 마크 트럼보는 김현수가 후반기에도 꾸준히 활약해주기를 기대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
볼티모어 트럼보 "김현수, 꾸준하고 인상적"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마크 트럼보(30)는 팀 동료 김현수의 별명을 아는지를 묻는 질문에 ’히팅 머신’, ’맹구’ 등을 말하며 밝게 웃었다. 전반기 28개의 홈런을 때리며 볼티모어 타선을 이끌고 있는 그는 "김현수는 지금까지 우리 팀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라며 낯선 나라에서 온 동료에 대해 말했다.
볼티모어와 2년 계약을 맺은 김현수는 첫 해 전반기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스프링캠프 기간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며 시즌 구상에서 제외됐지만, 막판 마이너 거부권을 이용해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고, 46경기에서 50개의 안타를 때리며 시즌 타율 0.329를 기록, 팬들의 야유를 박수로 바꿨다.
트럼보는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정말 열심히 했다. 지금은 꾸준히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시즌이 시작된 뒤에는 조정을 해가며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동료의 활약에 대해 말했다.
김현수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1일 LA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주루 도중 햄스트링에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4일의 휴식기를 맞이하며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트럼보는 "전반기 모습도 대단했지만, 이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후반기 건강한 몸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후반기 과제에 대해 말했다.
↑ 에두아르도 누네즈는 미네소타 트윈스를 대표해 홀로 올스타에 참가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미네소타 누네즈 "박병호, 곧 돌아올 것이다"
"파워." 미네소타 트윈스를 대표해 홀로 올스타 게임에 출전한 내야수 에두아르도 누네즈(29)는 박병호에 대한 인상을 묻는 기자에 질문에 이 한 마디로 답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네소타와 4년 계약을 맺은 박병호는 전반기 타율 0.191의 부진한 성적으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지만, 12개의 홈런을 쳐내며 파워를 인정받았다. 지난 4월 17일 LA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상대 셋업맨 조 스미스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 상단에 위치한 관중석까지 날아가는 비거리 462피트(140.8미터)짜리 초대형 홈런을 때려 주목받았다.
누네즈는 "좋은 타자다. 정말 파워가 인상적이다. 그렇게 파워 있는 타자는 많이 보지 못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비슷한 인상을 받은 타자가 있으면 꼽아달라는 질문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1루수 미겔 카브레라를 꼽았다.
박병호는 현재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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