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는 20일 오전까지만 해도 잔칫상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년 연속 500만 관중 달성이 눈앞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올해 프로야구는 흥행 바람이 불었다. 삼성과 넥센의 기존 홈구장보다 규모가 커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1만석→2만4000석)와 고척스카이돔(1만2500석→1만7000석)의 등장으로 야구팬의 발걸음이 늘었다.
그 가운데 20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릴 경기에 5만5387명이 찾을 경우, 420경기 만에 500만 관중 돌파였다. KBO는 2012년(332경기), 2011년(382경기)에 이어 역대 3번째 최소 경기 500만 관중 기록이라며 보도자료를 전했다. 덧붙여 2008년 이후 9년 연속 500만 관중 기록이라고.
야구계는 들떴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흥미 가득한 경기가 펼쳐졌다. 1,2점차의 박빙으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특정 한 팀이 일방적으로 주도한 경기가 없었다. 동점과 역전, 그리고 추격. 삼성은 가까스로, 그리고 넥센과 롯데, kt는 짜릿하게 이겼다. 그 박진감은 야구장을 찾은 보람을 느끼게 해줘야 했다. 하지만 야구장을 찾은 이들이 받은 선물은 실망감이었다.
↑ 20일 안지만(사진 왼쪽)과 이태양 스캔들이 터지면서 야구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전직 운동선수가 브로커와 함께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및 운영을 하다가 적발된 적이 있지만, 현역 선수가 연루된 건 안지만이 처음이다. 때문에 충격이 더욱 크다.
안지만의 주장은 다르다. 지인이 음식점을 창업하려 해 자금을 대준 것으로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여부는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더욱이 승부조작의 암초를 완전히 뿌리 뽑지 못했다는 사실은 더욱 파장이 컸다. 이태양이 수천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달 말부터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태양은 이미 혐의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 2012년 이후에도 검은 손길은 보이지 않았을 뿐, 야구계를 끊임없이 유혹했다. 그리고 이를 뿌리치지 못했다는 현실이 들춰졌다. NC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선수 관리 미흡에 고개 숙였으며, 법적 절차와 별개로 KBO에 실격처분 제재 및 계약해지 승인을 요청했다.
20일 500만 관중 돌파는 없었다. 5개 구장 관중은 총 4만2860명. 전날(4만70084명)보다 적었다. 실망스런 소식에 야구장을 찾는 야구팬의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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