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백정현(삼성)은 지난 22일 수원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3번째 경기.
백정현의 47번째 출석 도장이다. 그는 팀 내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KBO리그 내에서도 권혁(52경기), 송창식(48경기·이상 한화)에 이어 3위다.
범위를 좁히면 백정현의 호출은 빈번했다. 지난 6월 28일 사직 롯데전 이후 14경기에 나갔다. 삼성은 이 기간 15경기를 가졌다. 차우찬(8이닝)과 심창민(1이닝), 둘이 끝낸 지난 20일 경기를 빼고 최근 매 경기 등판이다.
벌써 시즌 커리어. 승리(2), 홀드(6), 경기(47) 모두 개인 시즌 최다 기록이다. 2014년의 최다 이닝(46⅓이닝) 경신도 유력하다. 백정현은 22일 현재 35⅔이닝을 던졌다.
↑ 삼성의 백정현은 22일 현재 47경기에 등판했다. KBO리그 내 3번째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조진호 불펜코치도 “만약 무리라고 판단될 경우 아예 등판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상황이 되면 나가야 한다. 백정현을 비롯한 불펜투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등판은 곧 삼성이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만큼 팀 내 역할이 크다. 가뜩이나 불펜이 약해진 가운데 좌투수 자원이 많지 않다. 구위도 좋다. 벤치의 신뢰도가 높다.
백정현은 원 포인트 릴리프로 활용됐지만,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 같이 긴 이닝을 맡을 수도 있다. 백정현은 “내게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려 한다. 지금 상대하는 타자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백정현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 지난 21일 경기에는 상당히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그가 힘든 건 그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자신이다.
백정현은 22일 경기에서 9회 1사 2루 위기에 등판했다. 불을 꺼야 했지만 이대형과 전민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삼성의 끝내기 패배. 백정현도 씁쓸함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백정현은 “내가 경기에 나갈 때마다 다 막고 싶다. 그게 목표다. 그런데 그렇게 못할 때면 스스로 화가 난다. 결과도 중요하나 내용 또한 중요하다.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라며 “나에게 거는 기대가 큰데 내가 못 미칠 때도 있다.
때문에 지난 22일 경기는 분하다. 그 전날 경기 또한 마지막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족스럽지 않다. 그는 늘 ‘퍼펙트 스토퍼’를 꿈꾼다. 힘든 건 없다. 지금은 완벽하지 못한 자신이 불만족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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