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박지성 모교로 잘 알려진 수원공고가 백록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
지난달 21일부터 31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에서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 끝에 5-4로 서울 대신고를 물리치며 우승컵에 입 맞췄다. 4강만 3번 밟은 백록기 징크스를 털어내고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수원공고 이학종 감독(55)은 "선수들이 더위를 이겨내고 화이팅있게 뛰어줬다"며 "3년 만에 백록기에 출전하기로 한 선택을 잘한 것 같다"고 웃었다.
↑ 백록기에서 첫 우승한 수원공고. 사진=수원공고 제공 |
조별리그에서 대구 청구고(4-0)와 서울 경신고(2-1)를 연달아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한 수원공고는 8강에서 우승후보인 부산 동래고를 만났다.
예상대로 동래고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후반 22분 동래고의 박준혁에게 선골을 허용했다. 끌려가던 32분 강창민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1-1 상황에서 맞이한 승부차기. 수원공고는 골키퍼 정성욱이 2차례 선방하고, 4명의 키커가 모두 득점하며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학종 감독은 "올해 동래고의 전력이 상당히 괜찮다"며 "8강에서 동래고를 넘는 걸 보고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기세를 탄 수원공고는 4강에서 충북 청주대성고를 1-0으로 물리쳤다.
수원공고의 우승은 폭염을 이겨낸 선수들의 투혼에 '경험'과 '경험'이 더해진 결과다. 첫 번째 경험은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몸으로 체득한 경험이고, 두 번째 경험은 베테랑 지도자 이학종의 노련미다.
이학종 감독은 대회 중 '수원공고를 상대하는 팀들이 부담을 가질 거니까 너희들이 부담을 갖지 마', '최선만 다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거야'라는 식의 칭찬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그는 "훈련 때 기본기만 착실히 익혀둔 선수는 대회에 나가 지도자가 얘기하지 않아도 스스로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뛴다고 생각한다. 이건 수원공고가 항상 고교 상위권에 오른 비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수원공고는 오는 8일 합천에서 열리는 추계 대회에 참가한다. 3학년생들이 백록기를 끝으로 고교생 신분으로 치르는 공식 일정을 모두
"1~2학년 위주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어느정도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내년에는 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