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잘못된 결정 속에 잘못된 결과가 나왔다. 한화 이글스의 ‘그 결정’은 명분과 실리 그 어떤 것도 잡지 못한 채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한화는 지난 2일 광주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서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8로 타이트하게 앞선 9회말, 필요한 아웃카운트는 3개였지만 말처럼 간단한 숫자는 아니었다. 경기가 내내 난타 양상으로 흐르면서 9회말에 시선이 집중됐다.
마무리투수 정우람이 몸을 다 푼 듯 했으나 마운드에 올라온 건 ‘선발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였다. 지난 7월 29일 잠실 두산전서 4⅓이닝 동안 98구를 던진 그 카스티요였다. 카스티요의 투입은 경기장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놓은 듯했다.
↑ 지난 2일 광주 KIA전서 마무리 정우람 대신 등판한 파비오 카스티요. 사진=옥영화 기자 |
정작 마무리 정우람은 경기가 원점이 되자 등판했다. 정우람은 2개의 아웃을 잘 잡아냈지만 2사 만루서 박찬호의 타구가 2루수 옆으로 흘러가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이날의 정우람은 마무리투수라기보다는, ‘예정된 패배’의 그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서 있는 투수에 불과했다.
정우람에게는 힘든 여름이다. 정우람은 7월 2패-1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7.84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이에 팀 내에서 입지도 좋지 않아졌다. 가장 큰 문제는 김성근 감독이 그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이것이 대대적으로 표출되는 데 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잠실 경기서도 권혁을 최대한 길게(2⅔이닝) 끌고 가며 정우람 투입을 주저했다. 결국 그 경기는 정우람 없이 승리로 끝났다. 정우람은 이튿날 등판해 1⅓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세이브를 거두었지만 신뢰가 금세 회복되기는 힘들었던 모양이다. 정우람의 부진이라는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 그 결정을 하면서 얻은 건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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