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팬들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에이스 김광현(28)의 공백이 한 달을 넘기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달 2일 잠실 LG전 도중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했고, 정밀검진 결과 왼 팔꿈치 굴곡이 미세하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고 전반기를 마감했다.
약 2주 정도의 재활을 진행한 뒤 18일 캐치볼을 시작했지만 다시 팔꿈치의 통증을 느껴 한차례 ITP(Interval Throwing Program :점진적 거리증가 던지기 프로그램)를 중단하면서 복귀가 더뎌졌다. 4일 불펜피칭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아직 마운드 복귀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SK 김광현의 부상공백이 한 달을 넘기고 있다. 통증이 있었던 팔꿈치 뿐만 아니라 어깨와 고관절의 회전력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회복한 뒤 복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던 팔꿈치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밀검진 소견에서 왼 팔꿈치 굴곡근의 미세 손상으로 나왔다면 팔꿈치 주변에 있는 인대 등의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팔꿈치 자체에 큰 문제가 없는데 반복적으로 부상과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정도의 문제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투구 동작의 변화에 따른 팔꿈치 스트레스 증가에 의한 부상 가능성이다. 투구 동작의 변화는 기술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제외하고, 또 다른 원인으로는 관절 움직임의 제한에 의한 문제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좌측 어깨 및 고관절의 회전범위가 줄어들었다면, 감소된 회전범위의 제한에 의해 팔꿈치가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부상의 원인으로 작용 할 수 있다.
야구와 골프가 모두 편측 회전을 기본으로 하는 유사한 운동으로 볼 수 있는데, 인체 중 회전을 할 수 있는 관절은 어깨와 고관절 밖에 없다. 어깨와 고관절의 회전범위가 줄어들 경우 인접 관절 또는 다른 관절에 부상을 유발하는 것이 부상의 일반적인 패턴이다. 야구와 골프 선수의 부상 패턴이 비슷한 이유는 회전이 경기력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회전력을 유지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깨와 고관절의 회전범위를 항상 유지하는 것과 이 회전 범위를 유지한 채 회전근력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골프에서 어깨와 고관절의 회전력이 부족한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선수에 비해 손목 또는 팔꿈치 부상을 많이 겪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연관성을 고려해 볼 때 현재 김광현은 팔꿈치 자체에 문제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어깨와 고관절의 회전력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회복하는 것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는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지면, 심리적인 문제를 겪기 쉽다. 시즌 성적과 팀 사정에 압박감을 느끼면서 부상이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ITP 진행에 조바심을 내기도 한다. 팀 트레이너가 제시하는 차근차근한 복귀 프로그램은 더디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스케줄을 믿고 천천히 한 단계씩 밟아갈 때 오히려 몸이 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제 20대 후반의 김광현이 리그의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할 기간은 아직도 길다. 팀과 한국야구를 위해서라도 꼭 건강하고 완전한 복귀를 이뤄내기를 야구팬의 한명으로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싶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