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가 다시 한 번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4연속 위닝시리즈 달성과 함께 5연승 쾌속 질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잠시나마 약점으로 전락했던 마운드, 특히 선발진 전체가 부활하며 얻어낸 소득이라 그 의미가 깊다. 무더위라는 위기 속에서 오히려 반등이 시작되고 있는 모양새다. 우규민에서 임찬규까지 이어지는 선발 퍼즐이 후반기 LG를 시즌 초 당시의 다크호스 팀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2주간 LG가 얻어낸 성과는 돌풍 그 자체였다. 롯데(홈)-NC(원정)-두산(원정)-kt(홈)으로 이어지는 4번의 시리즈에서 9승3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3번이나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고 한 번의 스윕승을 달성했다. 최 하위권에서 맴돌던 리그 성적은 7위로 상승했다. 멀어져만 가던 중위권 혈투에도 다시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여러 가지 고무적인 기록을 달성한 LG. 전체적인 합이 빛났다. 타선에서는 김용의, 불펜진에서는 김지용이라는 새 스타가 탄생해 팀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상승세에 크게 일조한 것은 팀 선발 마운드였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 소사-류제국-우규민-임찬규-허프) LG가 무더위 속 역주행하는 선발진의 활약 속에 다시 5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선발진의 안정감이 후반기 팀 성적의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그에 앞서 한 주 더 거슬러 올라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26일 우규민 등판을 제외한 27일부터 31일까지 선발투수 5명 전원이 5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며 실점은 3점 이내였다.
선수별 상승세 곡선 역시 뚜렷하다. 경기별 편차를 보였던 우규민은 지난 두 경기 13이닝을 던지며 1자책점에 그쳤다. 최악의 7월 초중반을 보낸 류제국 역시 지난 두 경기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여줬고 외인에이스 소사도 7월 초중반 3연속 5실점 부진투를 벗어나 지난 세 경기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5일 kt전은 8이닝 동안 1실점하며 시즌 최고의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새 얼굴들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시즌 중반 묘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알 수 없었던 좌완 새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는 자신을 향한 LG의 도박이 맞는 수였음을 입증 중이다.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2일 두산전서 8실점했지만 자책점은 0이었고 나머지 두 번의 등판에서는 모두 승리를 따냈다. 수치 외적으로도 위기 상황 속 어린 포수를 다독이는 등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관록을 보여줬다. 좌완으로서 뿜어내는 150km이상의 강속구와 주 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을 떨쳤다.
↑ 결과가 궁금했던 LG의 데이비드 허프(오른쪽) 영입은 현재까지 묘수로 거듭 나는 중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예비 자원도 등장했다. 시즌 초 5선발 자리를 차지하며 미래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이준형이 무릎부상을 털어내고 지난 4일 복귀했다. 풍족한 팀 선발진 상황 상 당분간은 롱맨 역할을 수행할 예정.
이처럼 급속하게 안정화된 선발진의 호투를 앞세워 LG는 지난 2주간 계산이 서는 야구를 펼쳤다. 팀 전력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 성적 또한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아득해보였던 5강 경쟁도 다시 한 번 펼칠 원동력을 확보했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10개 구단 모두가 체력저하를 호소하고 있는데 그 중 투수자원에 대한 우려는 이구동성이다. 제 역할을 해내는 투수자원 한 명을 찾기가 소중한 상황에서 LG는 무려 전체 로테이션이 약속한 듯 동시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것.
당초 LG는 마운드가 강점으로 꼽혔다. 부진했던 지난 시즌에도 마운드만큼은 높은 문턱을 유지했다. 올 시즌도 비슷한 성적이 예상됐으나 고비가 오자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7월 초중반은 최악이었다. 5선발 자리는 어느 누구도 메우지 못했으며 기존 외인 스캇 코프랜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에이스급으로 불리던 우규민-류제국-소사도 부진을 거듭했다.
오히려 강점이 약점으로 변해버렸던 선발마운드였다. 그러나 궤도를 찾기 시작하며 당초 예상됐던 강점을 다시 내뿜고 있다. 무더위 속 역주행하는 LG 선발 마운드가 후반기 팀의 핵심 키포인트로 거듭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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