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지 않는 경기에 초점을 맞춘 듯 수비로 일관했다. 패배는 조별리그 탈락을 의미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축구는 결국 한방 싸움이었다. 권창훈이 해냈다. 우리 대표팀이 해냈다.
11일 새벽 4시(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린샤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축구 C조 최종전에서 후반 32분 권창훈의 선제결승골에 힘입어 멕시코에 1-0 신승했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보다 중요한 결과를 따냈다. 한국은 2승 1무(승점 7·+9)를 기록 2위 독일(승점 5)을 승점 2점차로 따돌리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멕시코는 탈락했다.
한국은 C조 1위로 8강에 선착한 유럽 강호 포르투갈을 피했다. 14일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만날 상대는 C조 2위 온두라스다. ‘난놈’ 신태용 감독의 팀에 행운도 따르는 듯하다. 목표로 한 2대회 연속 메달까지 이제 2승 남았다.
↑ 멕시코전 영웅 권창훈.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
한국은 황희찬을 공격 선봉으로 세운 4-2-3-1 전술을 꺼내들었다. 손흥민 류승우 권창훈이 공격 2선에 나란히 배치했고, 박용우와 이창민이 중원 파트너로 나섰다. 포백은 왼쪽부터 심상민 정승현 장현수 이슬찬이 위치했다. 골키퍼 장갑은 구성윤이 꼈다.
더블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찬동 대신 이창민을 투입한 까닭은 수비적으로만 하지 않겠다는 신태용 감독의 복안으로 읽혔다. 대표팀은 2차전 결과를 토대로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는 한국이 원치 않은 방향으로만 흘렀다. 첫 유효슈팅도 멕시코 쪽에서 나왔다. 11분 우측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안전하게 전달했다. 박스 안 가운데 지점에서 마르코 부에노가 때린 슛은 다행히도 빗맞으며 구성윤 품에 안겼다.
19분 손흥민의 패스를 건네받은 이창민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리며 멕시코 골문을 위협했다. 허나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25분께 에릭 토레스의 날카로운 문전 돌파에 이은 슈팅과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구성윤의 펀칭 미스로 실점할 뻔했다.
후반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멕시코가 공격했고, 한국은 수비했다. 8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한 멕시코는 더 강하게 한국을 몰아붙였다. 신태용 감독은 10분 이창민을 빼고 이찬동을 투입하며 승점 지키기에 나섰다. 멕시코는 집요하게 한국의 우측 공간을 파고들었다. 이슬찬을 약점으로 지목한 듯했다.
17분 카를로스 시스네로스가 우측 대각선 지점에서 때린 슛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안도의 한숨. 손흥민이 몇 차례 역습 찬스를 주도했지만, 드리블이 꼬이면서 슛 찬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독일-피지전은 70분 기준 10-0이었다. 이대로라면 한국이 독일에 이은 조 2위로 8강에 진출한다.
↑ 한국-멕시코.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
하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 번의 기회를 살리며 멕시코를 좌절케 했다. 32분 아크 정면에서 공을 잡은 권창훈이 왼발 킥에 유리한 각을 잡고자 왼쪽으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수비수들을 하나둘 벗기며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왼발을 강하게 휘둘렀다. 공은 그대로 골문 상단에 꽂혔다. 예상을 깬 득점에 한국은 환호했다.
이제 한국의 남은 미션은 무실점이었다. 구성윤이 자주 카메라에 잡혔다. 경고를 받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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