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8월을 8연승으로 달구고 있는 LG에서 투수 김지용(28)은 가장 중요한 순간을 지켜주는 마운드의 보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게 귀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들을 견뎠던 투수라서 더 장하고 감동적인 활약이다.
2010년 LG의 9라운드 65순위 지명 신인이었던 김지용은 신고선수로 2군 생활을 하다가 등록선수가 됐다. 기대주로서의 잠재력을 기어이 성장으로 만들어내기까지 김지용의 도전에 대해 증언하고 싶다.
↑ LG 김지용이 11일 잠실 NC전에서 7회 2사2,3루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있다. 김지용의 활약은 후반기 LG의 상승세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스스로의 이런 신체적 약점을 잘 알고 있는 김지용은 신인 때부터 힘과 파워를 향상시키기 위해 무척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체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는 키가 큰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을 만큼의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왜소한 체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큰 선수들과 ‘맞짱’을 뜨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선수다.
이런 노력이 빨리 빛을 보지는 못해서 팀에서 특별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채 2011년 말에 군에 입대했다. 이후 2013년 제대까지 김지용은 군복무 기간 내내 열심히 개인훈련을 하며 팀 복귀를 준비했다. LG로 돌아온 이후에도 곧바로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팀에서 뛰면서 체력적으로 부족했던 부분과 잘 회복되지 않은 잔부상을 관리하기 위해 꾸준히 트레이닝센터를 다니면서 몸을 만들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훈련 때는 존경심이 생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선수였다.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우고 만들어 가야하는지를 알고 계획성 있게 준비했던 김지용의 노력들은 결국 LG 불펜의 기둥 투수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렇게 값진 노력으로 만든 성공담은 특히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키가 작거나 손이 작은, 혹은 마른 체형인 선수들, 본인의 신체적 약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면서도 프로야구 스타의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신체적 단점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스포츠에서 또는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스타의 모습들은 우리에게 늘 감동과 용기를 준다.
어쩔 수 없이 체격이 작다는 것은 야구선수, 특히 투수에게 핸디캡이 된다. 강한 볼을 던지기 위해서는 큰 키와 묵직한 체중, 부드러움 몸, 강한 근력과 파워가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지용이 LG의 씩씩한 현재와 당찬 미래로 길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체조건이 유리한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노력’ 역시 ‘재능’ 임을 입증하면서 김지용이 더 굳은 의지와 힘찬 노력으로 계속 성장해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