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축구에선 굴욕적인 결과를 맞았지만, 국민 스포츠인 럭비에선 달랐다.
태평양 지역의 소국 피지(Fiji)가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1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과의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럭비 7인제 결승전에서 43-7로 우승했다. 전반에만 29-0으로 앞선 피지는 후반에도 격차를 벌려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피지 럭비 세븐팀.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
이 금메달은 피지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어서 의미가 상당하다. 태평양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도 1996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통가 복서 파에아 울프그램이 은메달을 딴 뒤 20년간 메달이 없었다.
인구가 90만에 불과한 피지 국민의 염원이 금메달에 닿았다.
너나할 것 없이 하는 일을 멈추고 TV 앞에 모여 피지가 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피지 럭비 개발팀 매니저 살레 소로바키는 “경기가 열리는 오전 10시에는 누구도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실제로 그랬다.
↑ 8강에선 뉴질랜드, 4강에선 일본을 꺾었다.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
피지의 알레타 밀러씨는 개인 SNS에 한산한 수바(수도)의 거리 사진과 함께 ‘럭비를 할 때 수바는 쉰다’라고 적었고, 필로메나 라길레부씨는 “오전 9시면 꼬박 쓰레기를 수거하던 청소부들이 오늘은 오지 않
일부 국민은 회사에서 해고될 각오로 출근하지 않았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들의 앞날을 알 수는 없지만, 금메달을 땄으니 오너가 용서해주지 않을까 싶다. 오너도 한마음 한뜻으로 피지 럭비팀을 응원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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