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두 번째 경험하는 1일 천하다. NC 다이노스가 11일 경기 후 하루 만에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 비슷한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도 좋은 성적인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아쉬움 또한 감출 수 없다. 수성할 타이밍에서 계속 멈칫하고 있기 때문이다.
NC에게는 그동안 가깝고도 멀었던 리그 선두자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어느새 두산과의 간격은 크게 좁혀졌다. 지난 6일과 10일. NC는 승차에서 두산에게 밀렸으나 승률에서 앞서며 선두에 등극했다. 다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선두에 등극한 뒤 이튿날 경기서 NC는 매번 패해 달아나지 못했고 두산은 승리하며 자리를 되찾았다. 두 팀의 팽팽한 선두다툼이 점점 달아오르는 형국이다.
안팎의 여러 악재 속에서 NC에게는 값진 성과가 분명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바로 일정 때문. NC는 11일까지 리그 96경기를 치렀다. 최다경기 소화 팀인 SK가 105경기를 치른 것에 비해 무려 9경기나 차이가 난다. 휴식을 취해야 할 시즌 막판 자칫 홀로 시즌과 다를 바 없는 일정을 펼쳐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기에 여간 고민스러운 부분이 아니다.
↑ NC 다이노스가 선두수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회는 있지만 치고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원인은 여러 가지 꼽힌다. 사실 현 NC의 상황은 상승세보다 하락요인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선 선발진은 최악의 고난을 겪었다. 승부조작 사건은 NC에게 직격탄이었다. 이태양은 혐의가 밝혀져 계약이 해지됐으며 이재학은 의혹을 받고 있어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이민호 또한 사생활에서 물의를 일으키며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다. 장기결장서 복귀한 에릭 해커는 에이스로서 위용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주축선수들의 부상 소식도 뼈아프다. 지난 5일 사구에 맞아 부상을 당한 손시헌의 장기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박석민 역시 고질적인 손가락 부상을 안고 경기에 뛰고 있다. 지석훈과 도태훈 등 다른 선수들도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더위와 긴 이동거리도 NC에게는 힘든 요소다. 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선수들 체력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11일 경기 전 김경문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때도 이 정도 더위가 있었는지 싶다”며 고개를 흔든 뒤 “(무더위 속에서) 감독이 할 일이 뭐 있겠냐. 선수들 플레이에 박수쳐주며 격려해주는 것 뿐”라고 안타까운 감정을 내비쳤다.
무더위가 이어지니 장거리 이동의 고충도 배가 된다. 10일까지 창원서 홈경기를 마치고 11일 새벽에야 서울에 도착한 NC는 당일 LG전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몸놀림이 역력했다. 결국 경기도 패했다.
이처럼 여러 악조건이 NC를 감싸 안고 있다. 그만큼 선두 수성 및 치고 나아가기가 쉽지 않다. 잔여경기를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김경문 감독은 특별한 묘수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가 강조했던 것은 순리.
“순리대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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