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KLPGA |
'대세' 박성현(23·넵스)은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총 두 번 컷탈락했다. 올해는 컷탈락이 없고 작년 4월에 한 번, 5월에 한 번 컷을 통과하지 못한 게 전부다.
박성현은 작년 6월 생애 첫 승을 거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을 기준으로 '이전의 박성현'과 '이후의 박성현'으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의 박성현'이 그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대회가 있다. 19일부터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장에서 열릴 'BOGNER MBN 여자오픈' 작년 대회다. 박성현이 작년 5월 초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컷탈락한 후 치른 34개 대회 중 BOGNER MBN 여자오픈 공동 56위는 최악의 성적이다. 그만큼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남달라' 박성현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번주 골프팬들은 낮에는 박성현에게, 밤에는 올림픽 여자 4총사(박인비·김세영·전인지·양희영)에게 푹 빠지게 될 전망이다.
한국시간으로 올림픽 여자골프 경기는 17일 밤부터 시작된다. 21일 새벽 금메달 주인공이 가려질 대회는 주로 밤에 시작해 새벽에 끝난다. 낮에는 박성현이 6승째에 도전하는 BOGNER MBN 여자오픈이 진행된다. 19일 시작되는 대회는 21일 오후 끝난다. 18일 낮 시간만 빼면 거의 나흘 밤낮을 여자골프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셈이다.
일단 한국 여자골프 최고 인기 스타 박성현은 BOGNER MBN 여자오픈에서 '복수혈전'을 치른다. 상금왕, 다승, 대상, 평균 타수 등 주요 타이틀을 향한 대장정에 나선 박성현에게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는 아주 크다. 앞으로 출전할 수 있는 국내 대회는 10개 내외이기 때문이다. 어느 대회 하나 소홀히 할 여유가 없다. 말복(16일)을 지나면서 폭염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보돼 골프팬으로선 직접 현장을 찾아도 흥미로운 경기에 빠질 수 있다.
현재 국내 여자골프는 박성현-고진영-장수연이 벌이는 '3파전'이 무척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발렌타인 대상 포인트, 상금 순위, 평균 타수, 톱10 피니시율까지 네 가지 주요 항목에서 '박성현-고진영-장수연' 순위가 아예 고정돼 있을 정도다.
상금 순위에서는 박성현이 8억591만원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2위(6억5856만원) 고진영, 3위(5억8087만원) 장수연이 맹렬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상금 5억원을 넘긴 선수도 세 명뿐이다. 평균 타수에서도 박성현이 69.61타, 고진영 70.55타, 장수연 70.73타로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톱10 피니시율 역시 박성현(75.00%), 고진영(61.11%), 장수연(55.56%) 순이다. 톱10 피니시율 50%를 넘는 선수도 이들이 전부일 정도로 올해 KLPGA는 세 선수를 빼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
가장 차이가 근소한 부문은 발렌타인 대상 포인트다. 박성현이 대회를 자주 못 나가면서 2·3위와의 간격이 꽤 좁혀졌다. 박성현이 370점으로 1위, 2위 고진영(355점)과 3위 장수연(346점)이 근소한 차로 뒤를 쫓고 있다. BOGNER MBN 여자오픈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박인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이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올해 초만 해도 세계 여자골프를 지배하다시피 했던 한국 여자골프의 힘이 지금은 꽤 약해졌다. 이번주 세계 랭킹에서 한국은 '빅4'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박인비가 5위, 김세영 6위, 전인지 8위, 양희영이 9위다. 세계 1위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를 비롯해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박세리 코치와 함께 현지 적응에 나선 박인비, 김세영, 양희영은 모두 "금메달을 따러 왔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라는 공통분모를 가지면서도 서로 간에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