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한 박인비를 껴안고 눈물을 펑펑 흘리는 박세리(28·KB금융그룹) 감독 모습 역시 온 국민에 큰 감동을 줬다. 23일 박인비에 이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박 감독은 “감독이라기 보다는 그저 매니저 역할만 최선을 다했다”며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박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편한 감독이 되도록 노력했다. 자주 농담을 주고 받았고 마치 엄마나 언니처럼 살갑게 선수들을 대하며 격려했다. 김치찌개, 부대찌개 같은 한국 음식을 직접 요리해 후배들을 먹였고, 매일 과일을 사다 나눠주면서 피로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도 모두 “큰 힘이 됐다”고 한 목소리 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몇 끼 밥을 먹이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됐겠냐”며 겸손해 했고 “앞으로도 후배들이 운동하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감독은 올해 LPGA 투어에서 정식 은퇴했지만 직접 선수로 뛰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골프가 올림픽에 조금 일찍 복귀했다면 선수로 출전하고 싶었겠지만 후배들보다 잘할 수 있었을지는 저도 궁금하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을 바라보는 자리에서 함께 한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더붙였다.
대회 전부터 “금은동을 싹쓸이 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박 감독은 그만큼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컸다. “선수들이 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감이 정말 컸지만 대표 선수 4명을 모두 믿었다”고 했다. 손가락 부상 등으로 올해 좋지 않은 성적
“인비의 플레이 스타일은 나와 많이 다르지만, 침착한 모습과 실수 없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존경스럽기 까지 했다”고 추켜세웠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주는 주자가 돼 줘 고마웠다”는 칭찬도 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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