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기대 이상으로 던졌지만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삼성의 신예투수 최충연(19)이 프로 첫 선발등판서 희망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경북고 출신의 최충연은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했으며 봉황대기에서도 최우수선수상 받았던 고교최대어 중 한 명이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삼성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최충연을 품었고 그가 삼성의 향후 마운드를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때마침 삼성은 그간 느끼지 못했던 가장 헐거운 마운드 상황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토종 에이스들은 부상 및 여러 상황이 겹치며 위태로운 시간을 보냈으며 설상가상으로 외인투수는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이 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삼성의 마운드 잔혹사는 일반적인 악조건을 뛰어 넘기 일쑤였다.
↑ 최충연(사진)이 프로데뷔 첫 등판서 절반의 아쉬움과 절반의 희망을 남겼다. 사진=MK스포츠 DB |
류중일 감독도 이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팀 마운드는 내내 위기였지만 도리어 신예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쭉 이어졌다는 것. 그래서 기회를 보내버린 최충연에게 더욱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최충연이 점차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최근 들어 퓨처스리그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전격적으로 이날 선발로 그를 기용하며 “잘 던져주었으면 좋겠다. 상대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공을 던지라고 했다”며 당부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류 감독의 간절한 당부내용을 들었을까. 최충연은 이날 기대 반 아쉬움 반을 남긴 투구를 펼쳤다. 1회가 첫 번째 고비였다. 여느 신예와 같이 흔들린 기색이었다. KIA 중심타선에 안타를 내주며 1실점한 뒤 이범호에게 데뷔 첫 피홈런을 맞고 3실점했다.
2회부터 4회까지는 안정세였다. 류 감독이 경기 전 6이닝 3실점정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내보였는데 이 같은 목표가 성공으로 이어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한계였다. 5회말 2사를 잡은 뒤 볼넷과 안타, 장타를 연거푸 맞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삼성 벤치는 정인욱으로 마운드 바통을 넘겼다.
기대 이상의 피칭을 선보인 최충연. 다만 경기 전 류 감독의 우려대로 아직 구속회복 등 측면에서 궤도를 오른 모습이 아니었다. 류 감독은 “보고를 들어보니 (최)충연이가 아직 140km대 구속이더라. 143km까지는 나온다던데...원래 145~147km까지 던지던 선수였는데 5km가 빠졌다”며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날 경기 최충연은 평균 140km대 초반 정도의 구속에 그치며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향후 구속회복
그럼에도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지며 쉽게 무너지지 않은 점, 1회 위기를 버텨낸 점 등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 했다. 이날 경기 전 류 감독은 결과에 상관없이 희망이 되는 투구를 펼친다면 향후 기회를 계속 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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