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혈투가 펼쳐진 다음 날. 사령탑은 불펜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경기 전 과감하게 핵심 불펜자원들의 휴식을 선언했다. 그리고 희망을 품었다. 선발투수의 길고 깔끔한 활약을. 넥센 히어로즈 선발투수 스캇 맥그레거가 염경엽 감독의 이러한 기대와 바람에 제대로 응답했다.
연장접전 끝에 당했던 전날 패배. 넥센 입장에서는 헛심을 많이 쓴 경기였다. 선발투수 포함 8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승리조는 물론이고 마무리투수까지 올랐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팀이 얻은 내상은 두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령탑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 컸다. 4일 한화와의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서 가장 좋지 않은 내용의 패배라고 말문을 연 염경엽 감독은 이내 “오늘 투수 5명이 경기서 빠진다”고 선언했다. 전날 무리한 투수들의 등판을 조정해주겠다는 것. 이보근, 김상수 승리조 콤비는 물론, 마무리투수 김세현까지 등판시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 스캇 맥그레거(사진)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그의 기대는 통했을까. 맥그레거는 뜨겁게 타오르는 한화 타선을 상대로 힘겹지만 버텨냈다. 중간 중간 많은 위기가 있었다. 1회와 2회 선취점을 내줬으며 6회 다시 실점한다. 8회에도 무사 1,2루 위기까지 직면했다. 그러나 기민한 야수들의 수비와 구원투수들에 불을 끄는 피칭에 힘입어 추가실점을 막는다.
타선도 그를 도왔다. 초반에는 흐름을 뺏겼지만 4회 이후 6회까지 연거푸 폭
염 감독과 넥센 입장에서 완투와도 같은 큰 힘이 된 맥그레거의 피칭이었다. 불펜투수는 마정길, 오주원 두 명 만이 등판했다. 팀 승리와 함께 불펜정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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