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강윤지 기자] “물인 줄 알았는데 반 이상이 이온음료였다. 숨 쉴 때마다 음료 냄새가 코를 찌르지만, 그래도 시원해서 좋다.”
kt 위즈 박경수가 데뷔 첫 끝내기 홈런으로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경수는 4일 수원 LG전서 2-3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 타석에 등장했다. 그리고 LG 마무리투수 임정우의 4구째 143km 속구를 받아쳐 경기를 끝내는 홈런으로 만들었다. 시즌 18호. 2년 연속 20홈런도 가시권이다.
홈런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LG 측에서 합의판정을 신청하면서 2루타와 홈런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하지만 이미 홈런임을 확신한 kt 선수단은 커다란 물통에 물과 이온음료를 마구 보충하며 ‘물세례’를 퍼부을 준비를 했다. 이윽고 홈런으로 최종 판정이 났고 경기는 kt의 4-3 승리로 종료됐다. 선수들은 박경수를 향해 엄청난 양의 음료를 쏟았다. 박경수는 온 몸으로 다 받아냈다.
↑ 박경수가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기념구를 들고 있는 박경수. 사진(수원)=강윤지 기자 |
박경수는 “올 시즌 정우를 상대로 안타가 없었다. 정우가 최근 세이브도 많이 올리고 속구, 변화구 다 좋았기 때문에 최소 진루타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타이밍을 맞춰갔다”면서 “솔직히 넘어갈 줄은 몰랐다. 기다리는 동안 물을 다 뒤집어써도 좋으니 홈런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데뷔 첫 끝내기 홈런. 붕 떠있는 기분이다. 박경수는 “일반 홈런과는 기분이 정말 많이 다르다. 2배 이상으로 더 좋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어제 경기 깔끔하게 이긴 뒤 오늘도 이기고 싶었고, 한 주를 마무리하면서 팬분들께 임팩트 있는 경기를 보여드려 기분이 좋다”고도 이야기했다.
그런데 한 가지 착오도 있었다. 자신을 푹 적신 그 액체. 처음에는 물인 줄로만 알고 열심히 받아냈던 액체의 정체가 이온음료인 것을 알고는 잠시 당황하기도 했다. 온 몸에서 이온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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