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시리아 골키퍼는 공이 몸에 닿기만 해도 드러누웠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시리아의 골키퍼는 멀쩡했다. 대신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드러누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밤 9시(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빈공 끝에 0-0으로 비겼다. 공을 점유하고도 골 결정력 부재에 원하는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시리아는 FIFA랭킹 105위의 최약체. 결과가 주는 충격은 제법 클 것으로 보인다. 가뜩 한국은 중국전 3-2 승리에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지탄받았다. 한국은 이란(승점 4 +2)에 이어 A조 2위에 머물렀다.
↑ 시리아전 0-0 무승부, 충격적인 결과. 사진=천정환 기자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서 3골을 합작한 공격진은 그대로 뒀다. 소속팀으로 조기 복귀한 손흥민의 빈자리는 이재성이 채웠다. 2실점하며 흔들린 수비진에는 메스를 댔다. 중국전 포백 오재석 김기희 홍정호 장현수는 시리아전에서 오재석 김영권 장현수 이용으로 바뀌었다. 골키퍼 장갑도 정성룡 대신 김승규가 착용했다.
초반부터 공을 점유한 한국은 7분 첫 번째 찬스를 맞았다. 기성용~지동원을 거쳐 박스 안으로 향한 공을 상대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구자철에게 슈팅 기회가 찾아왔다. 구자철은 수비진의 견제를 뿌리치고 넘어지며 오른발 끝으로 슛했다. 하지만 골키퍼의 다리에 맞으며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17분 상대 진영 박스 안에서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나온 공이 인근에 머물던 한국영 앞에 놓였다. 한국영이 마음먹고 왼발을 휘둘렀으나 수비수 안면에 맞았다. 18분 마흐무드 알 마와스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에 잠시 당황했던 대표팀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선제골 사냥에 나섰다.
27분 이청용이 상대 진영 왼쪽 엔드라인 부근에서 번뜩이는 드리블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구자철이 문전을 향해 강하게 차 올린 공을 김영권이 문전 앞에서 이마에 맞혔으나 골대 위로 떴다. 35분 구자철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건네받은 기성용이 때린 공은 오른쪽 옆 그물을 흔들었다. 43분 구자철의 프리킥은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점유율 71%대 29%, 슈팅수 7대 2로 압도했으나, 골을 낚지 못했다.
후반에도 작정한 듯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시작 직후 지동원이 박스 안 왼쪽 지점에서 왼발 슛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9분 이용의 컷백에 이은 이청용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은 골키퍼 손끝에 걸려 골망에 닿지 못했다.
한국이 빈틈을 찾지 못해 헤매는 사이 시리아의 역습 횟수가 늘었다. 15분 지하드 알 바우어에게 헤딩 슈팅을 허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무게를 실었다. 후반 30분에는 권창훈이 구자철 대신 투입했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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