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케이지 위의 두 사나이가 2014년 8월17일 ROAD FC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화끈한 경기력은 물론이고, 서로를 인정하는 스포츠맨십까지. 재미와 감동 모두 잡은 역대급 명경기였다.
이날 주인공이었던 파이터들은 박정교(37)와 김대성. 그 중 박정교가 약 1년 6개월 만에 ROAD FC 경기로 팬들에게 다시 인사한다. 그 무대는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XIAOMI ROAD FC 033이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박정교는 이 경기를 치르기까지 인생의 굴곡이 많았다. ‘박정교 흑곰캠프’라는 자신의 체육관을 개관하는 행복한 일도 있었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고생도 많이 했다. 박정교는 바쁘고 힘든 순간에도 가족과 팬들을 생각하며 다시 오픈 핑거 글러브를 착용했다.
박정교가 케이지에서 쓰러뜨릴 상대는 김내철이다. 킥복싱을 베이스로 한 타격 능력과 레슬링 실력도 갖춘 강자다. 공백기가 있는 박정교에게는 쉽지 않은 상대.
“예전에 김내철 선수가 저와 싸우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김내철 선수가 라이트 헤비급에서 미들급으로 내려왔는데, 미들급 수문장인 저와 당연히 싸워야죠.”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것처럼 박정교는 케이지 위에서 거침이 없다. 경기를 즐기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보통의 선수와 좀 다르다. 김대성과의 경기에서 상대를 다운시킨 후 일어나라는 손짓을 하기도 했다.
“저도 모르게 했어요. 경기할 때 보면 군대 있을 때 성격으로 가거든요. 그때 성격으로 가면 돌+아이 기질이 있어요. (김)대성이와의 경기를 즐겼기 때문에 오래 하고 싶었습니다.”
말 그대로 박정교는 경기를 즐긴다.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즐기고,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 팬들을 한 명, 한 명 소중히 여기는 그의 스타일로 많은 팬이 그를 떠나지 않고 있다. ‘박정교 흑곰 캠프’ 체육관을 개관할 때도 박정교는 많은 팬의 도움을 받았다. ‘박정교 흑곰 캠프’에 팬들이 운동하기도 하고, 자녀를 보내 운동시키기도 한다. “흑곰캠프는 식구 같은 사이죠”라고 말하는 박정교의 말이 금방 이해될 정도다.
이번 경기에서도 박정교의 목표는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팬들의 만족이 곧 박정교 본인이 만족하는 길이다.
“팬분들이 시합 나간다고 하니까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팬분들이 좋아하니 저도 좋습니다. 팬분들이 좋아하는 경기 하겠습니다. 흑곰 박정교, 아직 살아있습니다”
XIAOMI ROAD FC 033의 메인이벤트는 초대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으로 최홍만과 마이티 모가 대결한다. 오는 12월10일에는
두 대회 모두 인터파크에서 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다. ROAD FC는 김보성 데뷔전 입장 수익과 대전료를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전액 기부한다고 밝혔다.
사진=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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