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모두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탈락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 쓰던 류현진의 역투, 로저스센터를 침묵시키는 추신수의 홈런. 우리는 지난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16년은 어떨까. 내셔널리그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오승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강정호)가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 중이고,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김현수)가 지구 우승, 와일드카드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이대호)도 추격에 나섰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포스트시즌 출전을 목표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한 주, 이들은 가을 야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숨가쁘게 달렸다.
↑ 강정호는 뜨거운 한주를 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다시 시작된 장타쇼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강정호는 빠른 속도로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대타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이후 6경기에 선발 출전, 전 경기에 출루했고 5경기에서 안타를 때렸다. 그중에서도 4경기는 멀티 히트, 3경기는 3안타 경기였다.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는 압권이었다. 4회 추격하는 솔로 홈런, 5회 1타점 중전 안타, 다시 6-9로 뒤진 9회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3안타 2홈런 3타점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그의 활약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인정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3일 강정호를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로 선정했다.
안타까운 점은 그의 활약이 팀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는 것. 피츠버그는 밀워키-세인트루이스-신시내티로 이어진 홈 10연전에서 2승 8패에 그치며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에서 2위 뉴욕 메츠에 6게임 차로 밀려났다. 필라델피아, 신시내티로 이어지는 원정 일정에서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들의 가을야구 꿈은 더 희미해질 것이다.
↑ 오승환은 두 경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며 베스팅 옵션 자격을 충족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기준 충족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은 지난 주 두 차례 경기에 나서 모두 세이브에 성공했다. 7일 피츠버그 원정에서는 강정호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팀의 리드를 지켰고, 10일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는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고도 삼진 2개를 뺏으며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나머지는 팀이 큰 점수 차로 이기거나 지면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12일 밀워키와의 홈경기에 나오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웠다. 9회초 1-1 동점 상황에서 그대신 케빈 지그리스트가 등판했지만, 라이언 브론에게 결승 홈런을 맞으면서 1-2로 패했다.
오승환은 지난주로 30경기를 끝내면서 2017시즌에 대한 베스팅 옵션을 충족시켰다. 2017시즌에도 275만 달러의 연봉을 보장받게 됐다. 시즌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안그랬지만, 지금 이 금액이 유난히 작아보이는 이유는 왜일까.
사실상 와일드카드를 바라봐야 하는 세인트루이스는 피츠버그 원정에서 위닝 시리즈를 거뒀지만, 밀워키와의 홈 4연전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신시내티, 애틀란타를 상대로 승수를 쌓은 메츠에 와일드카드 2위 자리도 내줬다. 컵스와 샌프란시스코, 두 포스트시즌 진출권 팀과의 이번주 경기는 이번 시즌 농사를 결정할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 이대호는 제한된 기회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꾸준한 타격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는 계속해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상대 선발과의 매치업에 따라 출전 기회를 나눠갖는 상황에서도 주어진 기회를 잘살렸다. 텍사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상대 좌완 선발 콜 하멜스, 데릭 홀랜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6일에는 하멜스를 상대로 안타 2개로 3타점을 올렸고, 9일 경기에서는 홀랜드를 맞아 홈런도 때렸다.
이대호는 12일 오클랜드 원정에서는 벤치에서 대기했지만, 선발 1루수 아담 린드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준비된 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클랜드의 우완 불펜들을 상대로 두 개의 잘맞은 타구를 때렸다. 그 중 하나는 상대 중견수의 좋은 수비에 걸렸지만, 나머지 한 개는 2루타로 연결됐다.
시애틀은 텍사스(3승 1패), 오클랜드(3승)를 상대로 연거푸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공동 선두 그룹에 3.5게임 차로 접근, 포스트시즌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이번주에는 에인절스(원정), 휴스턴(홈)을 상대한다. 역시 아직 가을야구 꿈을 포기 못한 휴스턴과의 3연전 일정이 고비다. 린드가 손가락을 다쳤기에 이대호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 김현수는 시즌 막판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줄어드는 기회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다시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마이클 본, 드루 스텁스 등 수비 능력이 좋은 노장 외야수들이 추가로 합류한 결과다. 수비 범위가 좌익수로 한정된 것이 김현수의 발을 묶고 있다. 그럼에도 김현수는 제한된 기회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6일 탬파베이 원정, 10일 디트로이트 원정에서 모두 2루타를 기록했다. 10일 경기에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와일드카드에서 모두 숨막히는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볼티모어는 이번주 보스턴(원정), 탬파베이(홈)를 상대한다. 모든 경기가 다 결승전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