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간절했던 사령탑의 기대. 에이스는 이러한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차우찬이 지친 불펜진을 달래줄 역투를 펼쳤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이 바라던 그 모습이었다.
3연승 중이지만 17일 잠실 LG전을 앞둔 류중일 감독의 마음은 편치 못했다. 바로 불펜진의 잦은 등판 때문. 아직 5강 희망을 놓지 않을 타이밍에다가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이 한창이기 때문에 다소간의 총력전은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근래 몇 경기는 불펜투수들이 대거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날 경기는 선발로 나선 백정현이 2⅓이닝을 소화했다. 이어 권오준을 비롯해 총 6명의 불펜투수가 경기에 등판했다. 최근 불펜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 중인 장원삼 역시 1⅓이닝을 던졌다. 15일 경기 역시 적은 이닝이지만 심창민 포함 4명의 불펜진이 나섰고 13일 7명, 14일 역시 6명의 불펜진이 총 출동했다.
↑ 삼성 에이스 차우찬(사진)이 사령탑의 믿음에 걸맞는 긴 이닝 역투를 펼쳤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이내 취재진이 17일 선발투수 차우찬에 대해 질문하자 “차우찬은 현재 우리 팀에서 가장 긴 이닝과 함께 투구 수도 많이 던질 수 있는 선수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불펜소비가 컸던 만큼 선발투수의 긴 이닝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
류 감독의 말처럼 차우찬은 최근 10경기 동안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경기로 좁혀도 평균 6.6이닝을 던졌다. 지난 12일 대구 NC전은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31구를 던지는 투혼을 불태웠다.
기대와 책임감을 안고 등판한 차우찬. 그는 사령탑의 바람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5일 전 131구의 투혼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그는 이날 경기서 위력을 선보였다. 1회말 이형종을 안타로 출루시켰지만 즉각 견제로 잡아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2회 연속타와 몸에 맞는 공으로 위기에 몰렸지만 야수진의 도움까지 이어지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조지었다. 3회부터 7회까지 특별한 위기 없이 최근 뜨거운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낮게 깔리는 제구에 LG 타선은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차우찬의 경기 최종성적은 7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삼진 2실점. 116구를 던졌다. 경기 전 류 감독의
마무리는 아쉬웠다. 차우찬은 8회 다소 흔들렸다. 2안타와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장필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결국 후속 등판한 장필준이 실점을 막지 못했고 차우찬의 승리요건은 날아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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