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윤진만 기자] “굿바이다. 25년 동안 정말 감사했다. 이제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다.”
K리그 레전드 김병지(46)가 ‘공식적으로’ 골키퍼 장갑을 벗었다. 지난 7월 SNS상으로 은퇴를 언급한 그는 18일 오후 4시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5년간의 현역 생활을 소회를 풀었다. 동시에 제2의 축구인생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김병지는 “아주 어릴 때 꿈을 위해 시작한 축구가 때로는 힘들었다. 하지만 한 단계 한 단계 거쳐 온 과정들이 저에겐 값진 경험이었다. 꿈을 위한 도전과 열정이 이룬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라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 1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식을 거행한 김병지. 김병지는 1992~2000년 울산에서 활약했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
울먹이지 않았다. K리그 최다 출전 기록인 706경기를 뛰는 등 갖가지 기록을 경신한 그는 자신의 경력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웃었다.
“46세까지 축구를 했다. 청춘을 다 바친 현장이다. 일가를 이루고,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됐다는 점에서 (지난 25년의 축구생활을)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병지는 1992년 상주 제대 후 차범근 전 감독이 이끌던 현대(현 울산)에 입단하며 프로 세계에 뛰어들었다. 당해 9월 유공(현 제주)과 경기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러 2000년 전까지 9시즌 동안 223경기를 뛰었다.
2001년 포항으로 떠난 뒤 서울 경남 전남 등을 거치며 2015년을 끝으로 은퇴한 김병지가 가장 오래 머문,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신예를 국가대표로 이끌어준 울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은퇴 기자회견을 울산에서 갖기로 한 배경이다.
김병지는 “우선 울산에서 집사람을 만났고, 첫째를 낳았다. 저와 함께 한 팬들 대다수의 모태가 울산이다.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첫 단추를 끼운 곳이기도 하다. 꿈을 펼치게끔 많은 서포팅을 해준 감사한 구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자회견 당일 오후 6시 열릴 예정인 울산-포항간 ‘동해안 더비’에서 어떤 팀을 응원할 거냐는 질문에 “울산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 마음속으로 (울산을)응원하겠다”며 웃었다. 김병지는 울산을 떠난 뒤 포항에도 몸담았다.
↑ 이제 김병지를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다. 사진=MK스포츠 DB |
김병지가 꿈꾸는 제2의 인생의 초첨은 후학 양성에 맞춰졌다. 최근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남양주에 김병지 축구 아카데미 건립을 계획 중에 있다. “유소년 시절 기술만 중요한 게 아니다. 성장과 기술이 겸해져야 한다. 코디네이션, 재활 등이 중요하다”는 명분을 따랐다.
김병지는 “제가 고등학교 1~2학년 사이 신장이 20cm 가량 성장했다”는 경험을 들어 “그 나이에 근력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긴 시간 운동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체계적인 운동과 심리학, 신체학적인 부분들을 겸해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아카데미를 준비 중”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어 “또 다른 인생에 대해 질책과 격려 부탁드린다. 질책이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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