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화 이글스의 벌떼야구는 한계를 넘어섰다. 올해도 한화 마운드에는 보직 구분이 없었다. 하지만 씁쓸하다. 시도 때도 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익숙한 얼굴들은 든든했지만, 그들의 팔은 닳아만 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같은 투수 기용이 계속되는 한 한화의 미래도 암울한 실정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을 영입했다. 만년 최하위로 처진 한화의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우려도 함께였다. 탁월한 선택이라는 평은 적어도 실적은 내는 김성근 감독의 능력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과거 하위팀을 가을야구로 진출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였다. 2000년대 후반에는 SK와이번스 사령탑으로 왕조를 구축했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 시절에는 퇴물 취급 받았던 선수들을 재생시킨 지도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 지난 5월1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가 9-8로 승리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권혁, 송창식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불펜 혹사의 중심에는 송창식과 권혁이 있다. 송창식은 97⅔이닝, 권혁은 95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도 8월말까지의 기록이다.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나가 떨어졌다. 권혁은 지난 8월24일 왼쪽 팔꿈치 건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송창식은 같은 달 31일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떠난 뒤 지난달 1일 1군에서 말소됐다. 둘 다 일본 이지마치료원에서 요양했다. 너무 많이 던져서 탈이 난 것이다. 불펜투수가 8월까지 100이닝에 육박하는 공을 던졌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둘은 김성근 감독 첫해에도 한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투수들이었다. 송창식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9이닝을 던졌다. 권혁은 지난해 112이닝을 던졌다. 2년 동안 무지막지하게 던졌다. 이들 외에도 박정진도 마당쇠역할을 2년동안 해왔다. 박정진은 40이 훌쩍 넘은 노장선수다. 송창식과 권혁은 모두 부상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의 팔을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식으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지도법과 경기 운영은 성적을 통해 얼마나 구시대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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