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윤진만 기자] “계속 이기는데 질책을 받고, 응원은 없고…”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단단히 뿔났다. 6일 카타르전 3-2 승리 포함 2018러시아월드컵 초반 3경기에서 2승 1무하며 ‘결과’적으로 순탄한 행보를 보이는 와중, 대표팀을 향해 빗발치는 비난 여론이 못마땅하다고 토로했다.
7일 오후 1시 이란 테헤란 출국에 앞서 “어제 경기 동향을 체크했다. 아직까지 많은 우려와 논란이 있는 걸 보니 우리는 이란에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 30분간 수적 열세를 딛고 싸웠고, 홈에서 계속 이기는데 질책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할 지 의문”이라고 작심한 듯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입국 게이트로 들어가기 전까지 그는 한 자리에 뽀로통한 표정을 한 채 서 있었다.
↑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작심 발언. 사진(인천공항)=김재현 기자 |
대표팀은 중국, 카타르와의 홈경기에서 4실점하며 비난 받았다. 6일 카타르전도 우여곡절 끝에 3-2 재역전승했으나, 여론은 ‘수비 불안’을 지적하며 등을 돌렸다. 일부 화살은 특정 선수를 넘어 부진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는 대표팀의 수장 슈틸리케 감독에게로 날아왔다. 2014년 9월 부임 후 2년 가까이 ‘갓틸리케’로 불린 그의 입지에 서서히 금이 간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최고참 곽태휘는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팬들이 질타하는 건 이해한다”면서 “전력이 앞서더라도 축구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어느 팀과 붙어도 쉬운 경기는 없다”고 말했다. 이란전을 앞둔 대표팀에 성원을 보내달라는 당부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우린 지금)응원, 서포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 건 응원, 서포트를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장 기성용도 “우리가 승점 3점을 땄기 때문에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 비판보다 응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출국한 대표팀은 10일까지 현지 적응 및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11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 7일 이란으로 출국한 대표팀. 사진(인천공항)=김재현 기자 |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