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의 표현대로 국가를 위해 ‘봉사’를 하고 싶은 것일까.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다음’을 기약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 언제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찾아올까.
오승환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뛰지 않는다. 아니 ‘뛰지 못한다’는 표현이 더 맞다. 지난 6일 확정 발표된 WBC 1차 엔트리(50명)에 오승환의 이름은 없었다. 김 감독이 1달 전 오승환의 발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제기된 논란의 결론은 ‘제외’였다. 주요 해외파 선수 가운데 오승환만 빠졌다.
실력 부족은 아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부터 마무리투수 보직을 꿰찼다. 76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의 훌륭한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실력 외적 요인이다. 사유는 명확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여론은 오승환이 꼭 필요하지 않았다.
↑ 오승환은 언젠가 국가대표로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사진=MK스포츠 DB |
국내리그와 국제대회는 별개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누군가의 편의적인 시각이자 요구일 뿐이었다. 여론은 등을 돌렸다. 그리고 이는 오승환을 발탁하기에 (아주 당연한)큰 부담이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다면 뽑아야 한다”고 했다. 선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화법을 떠나 오승환이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다.
오승환도 지난 8일 귀국하면서 이에 관한 입장을 분명히 표출했다. 뛰고 싶다고. 다만 이번에는 KBO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뽑지 않겠다는데 선수인 자신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핵심은 이번이 아니라 다음이다. 오승환은 ‘언젠가’ 대표팀에 선발되기를 희망했다. 국가대표는 운동선수의 최고 영예다. 34세의 투수도 예외는 아니다.
오승환은 “훗날 대표팀에 선발되는 날이 온다면 최선을 다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9월 5일, “현재 오승환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선수가 대표팀에서 뛰겠다고 한다면, 선발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김 감독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오승환이 절실하다는 김 감독과 태극마크가 간절한 오승환은 여론을 의식했다. 시간이 지나면 들끓던 여론은 식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의식마저 바뀌지 않는다. 근본적인 문제는 오승환의 유예중인 징계다. KBO는 지난달 오승환의 징계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 족쇄를 풀지 않는 한 열쇠는 없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했다. 1년 계약이 남았다. 1년 후에는 선택지가 여러 개 있을 것이다. KBO리그 유턴도 옵션의 하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해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한 그가 또 다시 무대를 옮기는 새 도전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메이저리그에서 뛸 것이다.
2017 WBC를 비롯해 굵직한 국제대회는 해마다 열릴 예정이다. 아시안게임(2018), 프리미어12(2019), 올림픽(2020), WBC(2021)이 치러진다. 오승환의 나이를 고려해 국가대표로 활동 가능한 기간은 이 정도일 듯.
그렇지만 메이저리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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