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 트윈스. 5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입성한 KIA 타이거즈. 먼 길 돌아온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임박했다. 두 팀의 여정은 유사하면서 또 달랐다.
▲우여곡절 속 반전의 성적
L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예상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 시즌 9위의 악몽 및 보강되지 못한 전력요소는 시즌 전망을 어둡게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LG는 시즌 초반 기세 좋은 상승세를 일궜다. 여름에 접어들자 잠시 흔들렸지만 8월 들어 9연승 쾌거를 달성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막판으로 흘러갈수록 강한 집중력이 팀에서 쏟아졌다. 결국 피 튀겼던 5강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KIA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중반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성적을 남겼다. 주축 선발투수(윤석민, 김진우)들의 연이은 부상 소식 및 넥센 징크스, 고척돔 징크스까지 시달렸다. 에이스 양현종은 거듭 불운에 울었다. 그렇지만 치고나가는 기세가 발동하면 무섭게 타올랐다. 꾸준히 5위권을 유지하며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했다.
↑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10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가을야구의 시작을 알릴 전망이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같은 듯 다른 듯 감독 리더십
양상문 감독의 입지는 시즌 초중반까지 불안했다. 지난 시즌 성적이 주된 이유였지만 그가 강조하는 리빌딩에 대해서도 의문의 시각이 많았다. 초중반 LG가 순항할 때는 다소 잠잠했지만 7월 성적이 급락하자 양 감독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리더십에 상처가 생기는 일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그는 뚝심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 뚝심은 시즌 후반기 놀라운 반전의 토대가 됐다. 가을야구에 핵심세력이 될 LG 선수들은 양 감독이 올 시즌 표방한 리빌딩의 결과물로 거듭났다.
김기태 감독은 리더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일명 형님리더십. 베테랑들은 예우하고 동시에 신인선수들에게 풍부한 기회를 제공했다. 이범호, 최영필, 임창용 등 베테랑 주축멤버들은 사령탑의 신임 아래 중심 축을 지켰다. 노수광, 최원준, 홍건희 등 비교적 젊은 선수들은 때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기회 속 성장통을 겪었다. KIA 역시 이들 모두가 팀 가을야구에 주춧돌이 됐다.
▲리빌딩, 그리고 성적
성적이 따라오지 않으면 거창한 리빌딩 외침도 공허해지는 곳이 프로야구다. 이런 의미에서 LG의 성공에는 동시에 기량이 만개한 여러 영건 자원들의 공이 컸다. 임정우는 철벽 마무리투수로 성장했고 김지용은 믿을맨으로 떠올랐다. 채은성은 올 시즌 LG 외야수 최고 히트상품. 잠재력만 가득했던 김용의, 문선재, 이형종, 양석환도 이번 시즌 훨훨 날았다.
영건하면 KIA도 빼놓기 어렵다. 노수광, 홍건희, 최원준, 김윤동, 윤정우, 김호령 등 LG에 뒤지지 않는 새 얼굴들이 터져 나왔다. 공수에서 즉시전력감으로 꼽히기 충분했다. 내년 이후가 더 기대된 대목.
↑ 양 팀의 경기는 올 시즌 내내 치열한 혈투를 거듭했다. 와일드카드전 역시 팽팽한 흐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MK스포츠 DB |
▲신의한수 반전포인트
올 시즌을 앞두고 LG가 루이스 히메네스와 재계약을 발표하자 기대 반 의문 반 반응이 다수였다. LG에게 필요한 거포 외인타자 역할에 적합한 것이냐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히메네스는 전반기 LG 타선의 주인공이었다. 드넓은 잠실구장 홈런왕까지 꿈꿨을 정도로 뜨거웠던 페이스. 후반기는 대체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빛났다. 다소 갑작스러운 시점에서 영입된 그는 후반기 LG의 상승세에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빠른 속구, 안정적 제구,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 LG에게 가장 필요했던 외인투수 모습 그 자체였다.
부상 없는 김주찬이 어떤 모습인지는 올 시즌 입증됐다. 풀타임을 소화한 김주찬은 KIA 중심타선의 핵의 모습으로 충분했다. 데뷔 첫 100타점은 보너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영건 외야수 노수광은 현재와 미래를 모두 만족시킨 성공이적 사례가 됐다. 어느덧 그는 쟁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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