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말했다. “이란 원정에서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모두 한마음 한뜻이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11일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앞두고 여론의 계속된 비난에 “이란에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떫은 표정을 지었지만, 경기에선 승리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은 1976년 이란 테헤란 첫 원정 이후 42년간 6경기를 치러 2무 4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언급한 ‘역사’란 기나긴 테헤란 징크스에 종지부를 찍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겼다.
가능할까?
↑ 공 운반과 중원 장악. 기성용 어깨가 무겁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란은 홈에서 유독 한국에 강했고, 한국이 아니더라도 최근 4차례 월드컵 예선에서 13승 5무 2패 할 정도로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200m에 이르는 고지대, 8만여 남성 관중이 일제히 외치는 응원 구호, 유럽 체형을 지닌 이란 선수들의 거센 압박도 이란 원정경기가 힘겨운 인자로 꼽힌다. 축구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지만, 까다로운 건 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만나는 이란이 그래왔다.
좁은 틈도 틈이다. 이길 방법은 있다.
핵심은 각각 2실점한 중국,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1, 3차전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 데 있다. 2차예선에서 전 경기 무실점한 대표팀이 2경기에서 도합 4골을 허용한 이유는 네 명의 수비수와 한 명의 골키퍼 탓만이 아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넣고도 무너질 뻔한 건 흐름을 유지하지 못해서라고 봐야 한다. 스코어가 앞섰을 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공의 소유권을 늘리는 동시에 상대를 더 뛰게 하고, 덤벼드는 상대의 빈틈을 노려 추가골을 낚아야 했는데, 쉽게 공을 내주고, 진용은 흐트러졌으며, 골문은 너무도 쉽게 열렸다.
테헤란 원정을 경험한 선수들이 오재석에게 한 조언은 ‘이란 원정은 A매치를 통틀어 가장 어렵다’이다. 중국, 카타르전보다 난이도가 몇 단계는 높으리라 예상된다. 공을 되찾기 더 어렵고, 압박은 더 거셀 것이며, 수비진의 빈틈은 더 좁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경기 중 흐름을 되찾기도, 유지하기도 더 어렵다는 뜻도 된다. 공 하나, 움직임 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주장 기성용은 “이기지 못하더라도 지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신중한 경기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이란전을 앞두고 맹훈련 중인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득점은 한 개인이 맡지만, 흐름을 위해 중요한 압박은 필드 플레이어 10명 전원이 가담해야 한다. 카타르전에선 원활하지 않았다. 전반 중반 손흥민이 발목을 다친 뒤, 활동량이 급격히 줄면서 2선 압박도 순탄치 않았다. 순도 높은 골 결정력으로 3-2 승리를 따냈지만, 한쪽 날개가 꺾인 채로 경기에 임하면서 연거푸 상대에 위협적인 찬스를 내줬다. 손흥민의 부상 회복세가 가파르다고 하니 이란전에는 10명이 동시에 움직이며 팽팽한 숫자 싸움을 펼치리라 기대한다. 손흥민은 “잘 뭉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표팀은 앞선 3경기에서 2승 1무(승점 7, +2)를 기록 이란(승점 7, +3)에 득실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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