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1차전을 준플레이오프의 승부처로 판단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통과로 드높아진 사기를 꺾어야 한다.
1년 전 넥센이 그렇게 당했다. 연장 승부 끝에 SK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첫 판을 졌다. 역전패였다. 조상우는 9회말 3-2 리드를 못 지켰으며 무려 48개의 공을 던졌다. 이 여파는 시리즈 내내 넥센을 옥죄였고 결국 탈락의 쓴맛을 봤다.
넥센이 조상우의 30구 이내 세이브 속 1차전을 이겼다면 시리즈 향방을 달라졌을 것이다. 염 감독도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1차전 승리가 플레이오프로 가는 열쇠다. 때문에 첫 카드부터 중요하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허프, 류제국 카드를 사용했다. 좁아진 선택지 가운데 소사가 유력하다.
↑ 맥그레거(맨 왼쪽)와 밴 헤켄(왼쪽에서 두 번째) 중 누가 먼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 등판할까.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 구상을 일찌감치 세웠다. 그리고 지난달부터 조금씩 시험했다. 손에 쥘 카드는 어느 정도 윤곽이 다 잡힌 셈이다.
기선 제압이 필요한 가운데 넥센의 1차전 선발투수는 밴 헤켄이 당연한 걸까. 정규시즌 막바지 염 감독은 이에 대해 “그건 모르는 일이다”라며 조심스런 반응이었다. 먼저 카드를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고민해야 할 이유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밴 헤켄은 ‘에이스’가 필요한 넥센의 승부수다. 복귀 후 12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큰 경기에 특히 강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이 2.35에 불과하다. 지난해 넥센이 이겼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모두 밴 헤켄의 선반 등판 경기였다.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밴 헤켄은 넥센의 1번째 옵션이다. 자연스런 선택이다. 밴 헤켄도 그렇게 준비했다.
그런데 밴 헤켄의 최근 기록이 썩 좋지 않다. 9월 이후 6경기 평균자책점이 5.66이다. 그나마 지난 9월 29일 잠실 두산전 호투(7이닝 1실점)로 낮춘 편이다. 또한, 최근 7경기 연속 피홈런을 맞았다. 8월까지 엄청났던 기세(4승 평균자책점 1.22)는 약해졌다.
넥센의 고민은 둘 중 하나다. 팀 내 최다 승(15)의 신재영은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했다. 53구를 던졌지만 5이닝을 소화했다. 3일 만에 준플레이오프 등판은 어렵다. 밴 헤켄 외 고민하게 만드는 후보는 맥그레거다.
최근 폼은 맥그레거가 더 좋다. 9월 이후 2승 1패 평규자책점 3.91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4일 마산 NC전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피홈런이 많았지만 지난 8월 17일 고척 롯데전 이후 6경기에서 딱 1개만 허용했다.
밴 헤켄이 난타를 당했지만 넥센 코칭스태프는 아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한 시즌을 소화하면 누구에게나 으레 있는 경
넥센의 1차전 선발투수는 염 감독이 최종 결정한다. 그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했다. 13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입을 열 것이다. 당연히 밴 헤켄? 아니면 의외의 깜짝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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