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2)이 이란전을 마치고 한 ‘소리아 발언’에 직격타를 맞은 집단은 다름 아닌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0-1로 끝난 이란전 기자회견에서 “한국팀에는 (카타르 공격수 세바스티안)소리아와 같은 공격수가 없어서 졌다”고 했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이 뉴스를 접한 선수들은 크게 동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12일 한 대표 선수 측근에 따르면 몇몇 선수들은 소식을 전한 이들에게 ‘감독님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나?”라고 되물으며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 이란전 패배에 이은 선수 비교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
슈틸리케 감독이 종종 특정 선수를 ‘공개 비난’한 적은 있지만, 리오넬 메시와 같은 특급 선수가 아닌 약체 카타르의 귀화 공격수와 비교한 것은 선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슈틸리케 감독은 버스에 탑승하자마자 선수들과 경기 후기를 공유하거나, 인터뷰에 관해 설명하기에 앞서 포털 기사와 댓글을 보며 여론부터 살핀 것으로 확인됐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다 불특정 다수가 생각하는 경기 및 인터뷰 반응을 살피는 일을 우선하고 또 중요시했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다.
↑ 이란전 패배 후 바닥에 주저 앉은 대표팀 선수들. 한국은 이번 패배로 월드컵 최종예선 A조 3위로 내려앉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슈틸리케 감독은 12일 오후 출국을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선수들 대신 소리아를 선택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오해가 있었다”며 사태 진압에 나섰지
손흥민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를 거론하며 말씀하신 건 아쉽다”고 말했다. 대다수 선수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짐작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오후 1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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