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저는 제 역할 다한 것 같다. 이제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 주지 않겠나”
전날 고척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현장서 LG 트윈스 야수 김용의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관심에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농담의 의미가 강했지만 속뜻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번 시즌 LG를 높은 자리까지 이끈 원동력을 콕 찍어냈기 때문.
LG는 13일부터 고척돔에서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여정을 시작한다. 우선 기세만큼은 확실한 우위다. LG는 지난 11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짜릿한 승리로 잡아냈다.
↑ LG 김용의(사진)가 준플레이오프 때 동료들의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들 모두 팀 내 확고부동 주전은 아니다. 그렇다고 백업요원이라 단정하기도 어렵다. 베테랑과 영건이라는 구분만 있을 뿐 타석에서 역할과 기대치는 선발라인업과 차이가 크지 않다. 그리고 이 점은 LG를 이번 시즌 상위권으로 이끌어낸 대표적인 원동력 중 하나다.
LG는 박용택과 정성훈 등 베테랑자원들과 채은성, 양석환 같은 영건자원들이 시즌 내내 하나로 묶어지는 활약을 펼쳤다. 다른 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위 ‘쉬어가는 타선’, ‘쉬어가는 대타’는 LG에서 찾기 어렵다. 상대 입장에서 돌연 거센 공격을 당하게 된다. 지난 와일드카드 2차전이 적절한 예로 남았다.
전날 미디어데이 현장서 김용의가 선보인 너스레는 농담과 진심이 함께 담겨져 있다. 스스로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해결사가 될 동료들이 많다고 치켜세운 의미도 있다. 이번 시즌 내내 분위기와 기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LG 상황은 이를 방증한다. 개막시리즈 연속 끝내기 승, 시즌 중 9연승, 와일드카드 끝내기 승 등 중요한 순간마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준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도 다르지 않음을 각오로 보여줬다.
↑ LG 채은성(오른쪽)은 이번 시즌 팀 히트상품 중 하나지만 와일드카드 전서 극도로 부진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이들 모두 아직 잠잠하다. 그러나 진가가 드러난다면 무섭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LG는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김용의의 발언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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