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기막힌 반전이라는 표현 밖에는 적당한 말이 없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 전 LG 트윈스의 불안요소 및 기대가 적었던 자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바람을 타고 있다. LG의 가을이 풍성해지고 있다.
LG의 기세가 매섭다. 와일드카드전에서 KIA와 명승부 속 승리를 챙기더니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도 잡아냈다. 무엇보다 1승 이상의 의미다. 지난 와일드카드전에 이어 2연속 경기내용이 좋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이러한 내용을 예상 외 선수들이 해주고 있다는 것.
외야수 김용의는 최근 연일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11일 와일드카드전 때 극적인 끝내기 주인공이 되더니 전날 1차전에서는 공격을 이끌며 데일리 MVP까지 차지했다.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넥센킬러’ 별명에 손사래를 치며 엄살을 부리더니 정작 본 게임에 들어가자 시작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 전날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LG는 김용의(왼쪽)와 소사의 활약이 컸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정상호도 주연으로 거듭났다. 그 역시 지난 와일드카드전에 이어 이번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최상급 활약을 펼쳤다. 상대를 간파하는 완벽한 볼 배합에 상대타자들은 속수무책이다. LG는 현재 포스트시즌 19이닝 무실점 중이다. 정상호의 공이 매우 크다.
정상호의 타격은 그야말로 반전. 정규시즌 중 그의 타율은 1할 대였다. 장타율과 출루율은 모두 2할 대이며 때려낸 홈런 수도 고작 1개다. 그런데 2경기 연속 천금같은 안타를 때려내며 득점의 발판이 됐다.
↑ 정상호(사진)는 수비는 물론 방망이에서도 가을야구 본능을 뽐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랬던 정상호가 포스트시즌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 이전 SK시절 풍부했던 가을야구 경험이 부족한 LG 선수들의 경험을 한가득 채워주고 있다. 칭찬이 계속되니 방망이까지 춤을 추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중요한 순간 선보이는 그의 활약에 팬들은 이제 정규시즌 정상호의 모습을 잊어버린 듯하다.
1차전에 나서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소사도 반전이라면 반전. 일단 포스트시즌 선발진 잔류여부도 불투명했다. 힘은 여전했지만 그 뿐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최근 난타당하는 일이 잦았고 이에 따라 신뢰를 많이 잃은 상태였다. 정규시즌 막판 몇 번의 등판 때 그나마 궤도에 오른 모습을 보여 다행이었지만 선발카드 활용여부는 의문이었다.
와일드카드 때 원투펀치를 소진한 LG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넥센 에이스와 붙을 것이 자명했다. 기대치는 적었다. 하지만 소사는 이러한 상황서 반전을 써냈다. 경기 중 숱
김용의, 정상호, 소사까지. 이렇듯 이번 시즌 LG의 가을은 기대하지 않았던 풍성함이 가득하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