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쌍둥이에게 설욕을 꿈꾸는 공룡이다. 2년 전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아팠던 그 날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다. 통쾌한 복수를 할 경우,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그 누구보다 설욕을 다짐하는 건 이재학이다. 그는 2년 전 외국인투수 삼총사를 제치고 NC의 1번째 선발투수 카드였다. 당시 LG 킬러(4승 1패 평균자책점 2.59)였다.
중압감 탓일까. 그는 난조 속 1이닝도 못 버텼다(⅔이닝 5실점). 충격의 강판. 뒤이어 등판한 웨버는 최경철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추는 너무 일찍 기울어졌다.
이재학은 4차전에도 0-2로 뒤진 가운데 2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1⅓이닝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NC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한 채 탈락했다. 이재학의 가을야구 첫 경험(평균자책점 31.50)은 결코 즐겁지 않았다.
↑ 이재학은 2년 전 개인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리 달콤한 추억은 아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재학은 다시 앞문으로 이동한다. 해커, 스튜어트와 함께 선발진이다. 그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해커가 1차전 선발이 유력한 가운데 이재학은 2차전 혹은 3차전에 나갈 예정이다. 그의 호투 여부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이재학은 2년 전 준플레이오프 이후 LG전 강세가 약세로 바뀌었다. 5경기에 등판해 2승 1패를 거뒀으나 평균자책점이 5.19(2015년 4.29-2016년 9.00)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막판 오름세를 탔다. 마지막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6(17⅓이닝 4실점 3자책)의 짠물과 함께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이와 함께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그리고 개인 시즌 최다 승리(12)를 달성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플레이오프 준비도 마쳤다. 이재학은 지난 17일 청백전에 4이닝(2실점) 동안 6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은 1
LG전 설욕과 함께 한국시리즈도 꿈꾸는 이재학은 결연하다. 그는 “이번에는 잘 해야 한다. 내가 더 잘 해야 하지만, 팀이 잘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나”라며 “주어진 역할에서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이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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