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NC는 KBO리그 진입 첫 해, 7위를 기록했다. 신생팀의 성적표치고는 훌륭했다. 이듬해부터는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됐다. 어느덧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NC가 없는 가을야구는 어색해진 풍경이 됐다.
차근차근 실력을 키웠고 차곡차곡 전력을 보강했다. 알찬 외부 영입은 NC의 성장과 맞물린다. 자유계약선수(FA) 이종욱은 손시헌과 함께 2014년부터 공룡군단의 일원이 됐다. 그가 합류한 이후 NC는 약점이 줄고 강점이 늘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올해는 주장으로 팀을 잘 추슬러 정규시즌 2위까지 이끌었다.
↑ 이종욱은 NC 유니폼을 입고 2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팀에 큰 보탬이 못 돼 마음의 빚이 남아있다. 사진(창원)=김재현 기자 |
특히 타격 부진이 심했다. 이종욱은 2014년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뛰었으나 무안타(10타수)를 기록했다. 볼넷 1개를 얻는데 그쳤다. 그 상대가 이번에 만나는 LG였다. NC 소속으로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치기까지 21타석(2015년 플레이오프 3차전 3회초 2타점 적시타)이 필요했다(2015년 플레이오프 타율 0.167). NC 이적 후 포스트시즌 타율(0.107)은 1할을 가까스로 넘을 정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나 신생팀에서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은 또 달랐다. 이종욱은 “부담이 너무 컸던 것 같다. 그 동안 너무 보여준 게 없다. 이제는 잘 할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 웃음 속에 결연함과 절실함이 엿보였다.
이번만큼은 더 오래 가을야구를 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 지난 2년간 준비도 다르다. 착실하게 하되, 들뜨지 않은 채 평상시대로 연습했다.
이종욱은 “예전에는 얼떨결에 포스트시즌이 끝났다. 제 플레이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 이번만큼은 우리만큼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려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한 번 더 (한국시리즈를)치를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종욱은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서 3번과 6번 타순에 배치됐다(2014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은 7회 대타 출전). 하지만 올해는 좀 더 위로 올라설 듯.
이종욱은 정규시즌에서 리드오프로 가장 많이 뛰었다. 박민우, 김성욱과 함께 공격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 1번 혹은 7번 타순에 설 가능성이 큰데, 3번의 청백전 중 1번타자로 2경기(1,3차전)에 나갔다.
양상문 LG 감독은 NC 타선 봉쇄 비책에 대해 “우선적으로 이종욱, 박민우를 출루시키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LG가 꼽은 경계대상이다.
이에 이종욱은 ‘할 일만 하자’라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타순보다 경기 출전이 중요하다. 팀 내 젊은 야수들이 잘 쳐서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타순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 이종욱은 NC 유니폼을 입고 2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팀에 큰 보탬이 못 돼 마음의 빚이 남아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포스트시즌에는 ‘미친 선수’가 팀에 고르게, 또한 자주 등장해야 한다.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김용의, 허프, 유강남, 오지환 등이 번갈아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이종욱도 “우리도 매 경기 2명씩 돌아가며 미쳐주면 될 것 같다”라면서도 스스로에게 좀 더 엄격한 잣대를 내밀었다. 자신은 고정이다. ‘나는 매 경기 미쳐야 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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