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김경문 NC 감독은 좀 더 점수를 내겠다고 했다. 적어도 4~5점이다. 플레이오프 1~3차전 승리팀의 점수는 모두 3점 이하(2점이 2번)였다. 하지만 이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점수는 단 1점이었다.
정규시즌 기록에 따르면 흥미진진한 싸움이다. 두산과 NC가 올해 맞붙은 16경기의 평균 득점은 9.4점(총 150점)이었다. 한 팀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3번(두산 2번·NC 1번).
두산과 NC가 맞붙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1경기(2차전 3점)를 빼고는 최소 7점이 났다. NC는 3차전에서 19안타를 몰아쳐 16점을 뽑기도 했다.
↑ 두산의 허경민(오른쪽)이 29일 NC와 한국시리즈 1차전 11회말 결승 득점을 올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한국시리즈 1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 ‘높은 산’이 되는 니퍼트와 스튜어트를 공략하려 했다. 두 팀은 “쳐야 이긴다”라며 공격에 중점을 둔 라인업을 짰다. 김 감독은 “기(찬스)가 우리에게 왔을 때 득점을 어떻게 뽑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두산과 NC는 정규시즌에서 선취점 시 승률이 62.5%였다. 올해 포스트시즌의 경우에는 70%로 좀 더 높았다. 그렇지만 0의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두 팀 타선은 9회까지 무득점.
NC는 6회초 김성욱이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얻으면서 16번째 타자 만에 첫 출루했다. 실전 감각 우려가 있던 두산은 NC보다 안타 생산 능력이 좋았다. 그러나 넥센, NC가 그렇듯 시리즈 첫 경기에서 많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9회까지 잔루만 13개.
콱 막힌 경기까진 아니었다. 그러나 혈을 풀지 못한 건 두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찬스부터 꼬였다. 3회말 무사 1루서 김재호의 번트 타구는 절묘한 위치로 향했다.
1루를 커버하려던 박민우가 1루심과 충돌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올 세이프였지만 두산의 과한 욕심이 흐름을 끊었다. 스튜어트가 공을 갖고 있는 가운데 강동우 주루코치의 사인에 허경민은 2루에서 3루까지 뛰다가 허무하게 아웃됐다.
두산 또한 만루 찬스마저 살리지 못했다. 8회말에는 2사 후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풀 베이스였지만 김재호의 힘없는 타구는 2루수 땅볼 아웃.
6회부터 활로가 뚫린 NC도 결정타가 없긴 매한가지. 6회초 1사 2루와 7회초 2사 1,3루 기회를 못 살렸다. 특히, ‘나테박이’에게 연결된 찬스서 한방이 없었다. 이호준의 타구는 외야로 날아갔으나 우익수 민병헌의 글러브 안으로 향했다.
↑ NC는 29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공격이 콱 막혔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무사 1,2루서 허경민은 박건우의 좌익수 뜬공에 3루까지 내달리더니 오재일의 외야 타구에도 홈으로 득달같이 달려갔다. 우익수 나성범의 강하 어깨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리고 허경민의 발이 나성범의 송구보다 빨랐다. 두산의 1-0 승리.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