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누구도 예상 못했을 것 같다.
올시즌 115홈런 425타점을 합작한 최강의 중심타선이 마지막 가을무대에서 모조리 1할 타율을 넘기지 못하면서 KBO 역대 한국시리즈 최소타점, 최저타율, 최저장타율을 줄줄이 바꿔놓는 악몽의 가을을 선사하게 될지. 충분히 기대했는데도 그 이상으로 강했던 두산의 ‘판타스틱4’에 감탄과 축하를 보내면서도 NC ‘나테이박’에 대해서는 못내 아쉬웠음을 숨길 수가 없다.
↑ 기대를 모았던 NC 나성범은 득점권 기회에서도 무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시리즈를 타율 0.156으로 마감했다. 중심타선의 침묵으로 NC는 4연패하며 KS를 내줬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판타스틱4(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와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의 맞대결은 전자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이 승부의 뒷맛이 씁쓸한 이유는 확실한 전력 차가 보였다기 보다는 뭔가 제대로 붙어보지 못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우리는 싸움에 나선 ‘나테이박’의 전략, 혹은 전술을 보지 못했다.
4차전을 치르는 내내 ‘나테이박’에게는 (타석의 결과와 상관없이) 스윙 타이밍이 빨랐던 타석조차 거의 없었다. 자꾸 늦었는데 끝까지 늦었다. 높은 속구가 줄기차게 들어왔는데 마지막까지 이렇다 할 ‘대처’가 없었다. 수싸움에서 두산 배터리에 철저하게 밀렸지만, 꽉 막혀있던 일방적인 열세를 탈출하기 위한 절박한 대책은 잘 보이지 않았다. 높은 볼을 치기 위해 자세(타석에서의 위치를 바꾸거나)를 만들거나, 혹은 아예 그 공을 거르고 전술적으로 다른 공을 선택하거나. 스윙이나 파울로도 엿볼 수 있는 어떤 노림수를 기다렸지만, 끝내 그런 ‘승부수’가 보이는 타석은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NC ‘나테이박’이 응수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반면, 두산의 ‘판타스틱4’는 ‘선공’으로 치고 나갔다. 이미 페넌트레이스를 지배했던 그들이었지만, 같은 모습으로 나오지 않았다. 철저하게 준비된 ‘가을마운드’에서 이들의 패턴, 승부수는 지난해 가을, 정규시즌과 달랐다.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최선의 수비는 공격’임을 증명한 이들의 적극적인 변신과 전략전술은 스스로 진정한 챔프의 자격을 만들어냈다.
NC에게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였다. 부담감이 컸는지, 기대보다 무력했던 그들이 참 안쓰러웠던 가을이다. 타자에겐 어쩔 수 없이 굴곡이 있는데 하필이면 페이스의 저점에 한국시리즈가 걸린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