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이하 고척돔) 개장 1주년을 맞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1년간 총 156회의 행사가 181일간 펼쳐진 가운데 누적 방문객 100만명(102만2000명)을 돌파했다.
눈에 띄는 내용은 맨 마지막.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최에 맞춰 일부 내부시설을 개선하겠다고 알렸다. 보도자료에 적시된 건 좌석과 전광판이다.
4회째를 맞이한 WBC가 한국에서 열린다. 최초다. 돔구장을 갖췄기에 유치가 가능했다. 한국을 비롯해 네덜란드, 대만, 이스라엘 등이 속한 1라운드 B조 경기가 내년 3월 7일부터 시작한다.
WBC 조직위원회는 올해 세 차례(5월 12일, 8월 3일, 9월 29일) 고척돔을 방문했다. 관계자들은 고척돔 시설을 둘러보면서 원활한 WBC 경기 진행을 위한 개선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 고척스카이돔은 2017 WBC 기간 일부 시설 용도가 변경된다. 사진=옥영화 기자 |
몇 가지 개선 항목이 있다.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WBC는 1일 2경기가 치러진다. 경기시간이 고무줄인 야구 종목 특성상 ‘타임 테이블’은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후속 경기 선수들도 미리 도착한다. 선행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머물러야 할 공간이 필요하다.
서울시설공단은 대기 시설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고척돔의 일부 공간을 활용하면 된다. 한 예로 넥센 히어로즈 홈경기 시 다이아몬드 클럽 관중을 위한 클럽 라운지는 WBC 내 운영되지 않는다.
좌석도 테이블석을 일반석으로 전면 교체한다. 더 많은 관중 유치를 위함이다. WBC 조직위원회를 비롯해 수많은 야구관계자 및 국내외 미디어가 찾는다. 이들이 자리할 공간을 마련할 경우, 상대적으로 관중이 앉을 공간이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 시설에서 좌석을 늘리는 방안이 일반석으로 교체다. 524석(테이블석)이 1048석(일반석)으로 2배가 된다. 콘서트 등 문화공연 측에서도 요구했던 사안이다. ‘띄엄띄엄’ 앉아있으니 공연의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냈다.
좌석 교체는 오랜 작업 기간이 요구되지 않는다. 가변 시설이다. WBC가 종료된 뒤 2017시즌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테이블석으로 전면 교체된다.
프로야구 경기에는 가격이 좀 더 비싸도 일반석보다 테이블석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관중 수입과도 직결된다. 넥센도 ‘소비자’의 수요에 따른다. 즉, 프로야구 시즌에 따라 탄력적으로 좌석 용도를 변경한다.
개선이 필요한 고척돔 시설은 대부분 작업 진행을 WBC 개막에 맞출 수 있다. 큰 어려움은 없다. 가장 큰 난관은 전광판이다.
첫 돔구장의 상징성에 어울리지 않은 전광판은 고척돔 개장 이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됐다. 고척돔 전광판은 최신식과 거리가 있다.
다른 일반 야구장과 비교해 전광판 크기가 작은 데다 표기되는 문구 크기도 작아 관중석에서 보기가 힘들었다. 문구 표기도 제한적이다. WBC는 국제대회다.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표기해야 한다.
전광판 교체 요구 목소리는 끊임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1년 전 “기존 시설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운영을 하면서 하나씩 고쳐가겠다”라고 했다. 전광판도 그 중 하나다.
야구계가 가장 바라는 건 전광판 교체다. 좀 더 웅장해면서 트렌드를 따른 최신식 시설로 바뀌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척돔 전광판 개선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서 검토하는 단계다. 많이 고심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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