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가 내년에는 ‘확실한 에이스’와 함께 시즌 개막을 준비할 듯하다. 지난 2년간 ‘외인 잔혹사’를 겪었던 구단이지만 이제는 투자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엿보인다.
kt는 지난 7일 “외국인 투수 돈 로치(27·Donn Roach)를 계약금 포함 총액 85만달러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2017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 소식을 알린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여러 구단에서 지켜보고 있던 선수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계약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로치는 2선발감이다”고 못 박았다. 1선발을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 kt 위즈는 지난 7일 돈 로치를 총액 85만달러에 영입하면서 외인 구성 3자리 중 하나를 채웠다. 사진=AFPBBNEWS=News1 |
지난 두 시즌 동안 코칭스태프와 구단 고위관계자 사이에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투자를 두고 크고 작은 불화가 있었다.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어차피 교체해서 이중으로 돈을 쓸 바에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는 공허한 외침이 되기 일쑤였다. 같은 실패를 반복한 구단은 이제 외국인 선수 영입에 인식을 바꿨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임종택 단장은 “고만고만한 선수를 데려와서는 승률을 높이는 데 제한적이다”며 “(외국인 선수 영입에)눈높이를 높이고 가능성 있는 선수 위주로 데려올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1,2선발을 해줘야 국내 선발들이 클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그만한 역량이 되는 선수를 무조건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2선발감’이라는 로치부터 투자액은 달라졌다. 지난 시즌 팀 내 외국인 투수 최고액은 요한 피노가 받은 70만달러였다. 슈가 레이 마리몬과 트래비스 밴와트가 60만달러를 받았다. 2선발에게 투자한 85만달러는 타자 앤디 마르테의 2번째 시즌 재계약 액수와 동일하다. 그만큼 개인 투자액은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외국인 에이스를 데려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임 단장은 “메이저리그서 뛴 선수를 위주로 해서 찾는 중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로스터 확정되는 시점에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현재는 계속 개별 접촉하고 구단의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확실한 에이스’를 영입하기 위한 방법은 하나 더 있다. kt는 현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도 선발투수를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임 단장은 “FA 선수 중에서도 기대해 볼만한 선수를 분석 중이다.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시장이 본격 개막하지 않아 전망을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시한 2017년 FA 자격 선수 명단에서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선수는 봉중근, 우규민(이상 LG), 양현종(KIA), 김광현(SK), 차우찬(삼성) 정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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