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014년 XTM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 3부터 견원지간인 박형근(30·SSABI MMA)과 김형수(28·김대환 복싱&MMA)의 대립이 설전으로만 끝나지 않게 됐다.
한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로드 FC’는 12월10일 장충체육관에서 연말흥행 ‘로드 FC 35’와 2부리그 격인 ‘영건스 31’을 동시 개최한다. 박형근과 김형수는 영건스 페더급(-66kg) 경기로 대결한다.
이번 대진 성사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소아암으로 백혈병을 앓은 김형수는 완치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관절이 약해져 지금까지도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 2014년 XTM 리얼리티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 시즌 3부터 으르렁거린 박형근(왼쪽)과 김형수(오른쪽)가 드디어 공식경기로 대결한다. |
소속팀 수장이자 로드 FC 및 UFC 해설위원이기도 한 김대환(37)은 체육관에서 MK스포츠와 만나 “김형수는 건강 때문에 감량이 어렵다”면서 “라이트급(-70kg) 복귀를 심각하게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수는 계약 체중 -73kg으로 일본 무대에 데뷔했다가 패한 후 라이트급과 페더급에서 1승씩을 거뒀다. 프로 첫 경기 계체를 72.2kg으로 통과했는데 이 정도가 평소 체중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형근은 페더급(1승)으로 시작하여 밴텀급(-61kg·1승1패)으로 내려갔다.
-64kg을 원한 박형근과 체중 조절이 필요 없는 무제한급으로 하자는 김형수의 입장이 맞서면서 계약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김형수가 마지막일 수도 있는 페더급 경기에 동의하면서 박형근과의 격돌을 볼 수 있게 됐다.
‘주먹이 운다’ 시즌 3 당시 박형근은 김형수를 ‘바보 레슬러’라고 칭하면서 “레슬링은 조금 할 줄 아는데 타격은 한심한 수준”이라면서 “판정까지 가기도 전에 끝낼 자신이 넘친다”고 도발했다. 김형수도 “레슬링은 그렇게 만만하게 볼 스포츠가 아니다”면서 “뭘 믿고 저리 기세등등한지 모르겠다. 거만함을 짓밟아주고 싶다”고 응수했다.
둘은 아마추어 시절 방송 약식대결을 마친 후 김형수가 “하도 자신만만하길래 조금은 긴장했는데 막상 맞아보니 물 주먹”이라고 박형근을 업신여기자 박형근은 “자부심에 상처를 받았다”고 격분한 에피소드도 있다.
방송에서 으르렁댄 둘은 2014년 7월26일 로드 FC 16에서 종합격투기 데뷔전이 확정됐으나 김형수의 부상으로 무산됐다. 케이지에서 풀지 못한 감정은 갈수록 커졌다.
박형근은 2015년 8월22일 로드 FC 25에서 일본 대회사 ‘슈토’의 제3대 –60kg 환태평양챔피언 네즈 유타(34)에게 21초 만에 KO로 졌다. 김형수가 “실력 없는 박형근이 잠시 개구리가 됐다”고 비꼬자 “그래도 넌 나한테 안된다. 이 세상에서 하직하는 것이
둘은 캐릭터도 상반된다. 박형근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뜻의 ‘근자감’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반면 김형수는 잇단 선행과 기부로 ‘시민 영웅’으로 통한다. 서로 기질부터 다르다 보니 ‘혐오’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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