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울산현대)은 15일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전을 마치고 동료 김신욱(전북현대)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어시스트 기록해줘서 고맙습니다.”
이유가 있다. 이날 이정협은 4-1-4-1 전술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플랜A’로 규정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분전했지만, 교체아웃한 후반 21분까지 내내 기대를 밑돌았다.
↑ 15일 우즈벡전 도중 어두운 표정으로 벤치로 물러가는 이정협. 사진=천정환 기자 |
한 뼘은 큰 수비수들과 헤딩 경합에서 쉬이 공을 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공을 제대로 키핑하지 못해 공격의 맥을 끊기 일쑤였다. 16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프로스포츠 스폰서십 페어에서 만난 이정협은 “컨트롤이 안 됐고, 버텨주지도 못했다. 수비수들한테 미안했다”고 했다.
불행 중 다행은 교체된 시점에 0-1이던 스코어가 남태희의 동점골로 1-1이 되고, 구자철의 역전골로 2-1로 바뀌어 결국 한국이 역전승했다. 이정협과 교체해 들어간 ‘플랜B’ 김신욱은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정협은 “(김)신욱이형이 교체로 들어와 분위기를 바꿨다. 내 몫까지 다 해줬다. 그래서 우리가 역전할 수 있었다”고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 수비수들의 체력을 고갈시킨 덕에 김신욱이 한결 편하게 수비수를 상대할 수 있었다고 했다. 플랜A가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었다.
↑ 김신욱 손흥민과 함께 승리의 댑 세리머니. 사진=천정환 기자 |
이정협은 “수비수들을 힘들게 해서 체력을 빼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반에 많은 활동량을 보인 우즈벡 수비수들이 (후반으로 갈수록)지
그러면서도 “누가 플랜A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표팀에는 김신욱 등 좋은 공격수들이 많다. 나는 1분을 뛰더라도 팀이 이길 수 있는 데만 집중한다. 뛰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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