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21년간 이어진 메이저리그의 '노사 평화'가 깨질 위기에 놓였다.
'FOX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현지시간으로 오는 12월 1일 만기되는 노사 협약의 갱신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으며, 직장 폐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에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기존 협약 만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직장 폐쇄를 결정하기 위한 투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메이저리그는 오는 12월 1일 기존 노사 협약이 만기된다. 그전까지는 새로운 노사 협약에 합의해야 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메이저리그는 지난 1994년 한 차례 직장 폐쇄로 홍역을 치른 이후 노사 평화를 유지해왔다. 미국 프로스포츠 중 가장 긴 평화였다. 그러나 이번 노사 협약 갱신을 앞두고 먹구름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도 10월초까지만 하더라도 월드시리즈 종료 이전에 협상 타결을 자신했지만, 지금은 만기일 이전에 타협을 기대하고 있다며 점점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FOX스포츠는 아직 기존 협상 만기까지 일주일이 넘게 시간이 남았지만, 노사 양 측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이 남았다고 전했다.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하도록 한 퀄리파잉 오퍼 제도, 국제 드래프트 도입 등에서 양 측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선수들은 FA 선수들의 입지를 좁게 만드는 드래프트 지명권 보상 제도를 철폐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국제 드래프트에 대해서는 해외 유망주들이 미국 본토 출신들에 비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대로 구단들은 국제 유망주 영입의 위험성과 국제 유망주 시장의 부패함을 이유로 들어 국제 드래프트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국제 유망주들에게 많은 비용을 투입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FOX스포츠는 구단주들이 드래프트 보상권 철폐를 수용하는 대신 국제 드래프트 영입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선수노조 측에 했지만, 선수노조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익명을 요구한 베테랑 선수는 이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직장 폐쇄가 두렵지 않다"며 자신들의 믿음을 위해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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