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오랜 시간 쿠바를 지배했던 혁명가이자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가 숨졌다. 향년 90세.
피델의 동생이자 쿠바 대통령인 라울 카스트로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쿠바 방송을 통해 피델 카스트로의 죽음을 알렸다. 'CNN' 등 미국 언론들도 일제히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동안 그는 알려지지 않은 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26년 비란에서 태어난 그는 쿠바 수도 아바나로 유학을 간 뒤 정치 활동에 발을 들였다. 이후 독재정권을 이끌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장군에 맞서 1953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실패하면서 감독에 수감됐다.
↑ 오랜 기간 쿠바를 지배했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카스트로는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린 뒤 그에게 환호하는 쿠바 국민들에게 민주적인 정부 수립을 약속했지만, 이 약속을 어기고 쿠바를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이후 그는 소련과 연합하며 미국과는 대립했다. 이와 동시에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과테말라, 파라과이 등 중남미 국가들의 게릴라 반군들을 지원하며 세력을 키웠다. 중동과 아프리카에도 영향을 미쳤다.
1962년에는 이른바 '쿠바 사태'라고 불리는 사건도 있었다.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면서 미국과 소련 사이에 핵전쟁 발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카스트로도 변해갔다. 1994년에는 쿠바에서 미국 달러의 사용을 허락했다. 소련대신 좌파 정권이 들어선 베네수엘라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아 석유를 공급받는 대가로 의료진, 기술자 등을 파견하며 국가 경제를 유지했지만, 베네수엘라 경제가 무너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카스트로는 지난 2008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오며 권력을 동생 라울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쿠바와 미국이 국교를 재개하는 모습을 본 뒤 눈을 감게됐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카스트로의 죽음에 쿠바와 미국 내 쿠바 커뮤니티는 축제 분위기로 독재자의 죽음을 기뻐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리틀 아바나에
'버즈피드 뉴스'의 백악관 특파원 아드리안 카라스퀼로는 쿠바에 있는 지인들의 말을 인용, 샴페인을 사려는 사람부터 그가 죽을 때 마시려고 아껴뒀던 술을 꺼내는 사람까지 있다고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