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이전과 다른 듯 같은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원 소속팀 우선협상 기간이 사라지며 신속하고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속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개는 정반대였다. 느림보 행진 속 대어급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누군가에게는 대박이었고 기회였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기백에 불과한 것도 여전했다.
전날 NC의 베테랑포수 용덕한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동시에 NC 2군 배터리 코치로 선임됐다며 새 인생 소식도 전했다. 갑작스러운 소식. 과감한 FA 선언으로 놀라움을 안겼던 용덕한은 은퇴와 코치인생 출발까지, 한 달 사이 깜짝 놀랄 행보만 거듭했다.
용덕한은 당초부터 우려 높은 FA 신청으로 꼽혔다.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노장 백업포수가 현재 그의 신분이다. 시즌 성적이며 통산 성적이며 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 은퇴가 일러 보이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더없는 베테랑인 35세다.
↑ NC 다이노스 용덕한(사진)이 전날 은퇴를 선언하고 코치로 새 인생을 출발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대어급 선수들에 대한 100억 단위의 돈 잔치와 함께 구단 간 미묘한 경쟁의식까지 펼쳐지고 있다. ‘타자최대어’ 최형우는 앞서 KIA와 4년간 총액 100억 원 계약에 이르며 세 자리 액수 시대를 열었다.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은 수술로 인한 한 시즌 결장이 유력한 상황임에도 원 소속팀 SK와 4년간 85억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황재균(롯데)은 롯데의 오매불망 기다림에도 미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채 쾌속 전진 중이며 양현종(KIA)도 KIA잔류와 일본, 미국을 두고 저울질 중이다. 차우찬(삼성)을 두고서는 해외무대는 물론 국내 구단 간의 치열했던 영입 전까지 펼쳐졌다. 이들 선수들 모두 100억 원은 기본이며 그 이상의 조건 이야기도 계속 회자되고 있다.
↑ 양현종(왼쪽)과 차우찬 등 대어급 자원들은 100억 원 가까운 대형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다만 이를 바라보는 한 구석의 시선은 분명 위화감이 든다. 돈다발을 들고 오라는 곳이 많아 고민하는 대형FA들의 그늘 한 구석에는 소리 없이 묵묵히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 이른바 초소형 FA들이 조금의 기회도 얻지 못한 채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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