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강 클럽의 타이틀을 얻기 위해 찾은 일본에서 체면을 구겼다. 목표를 이뤘지만 실망감도 안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해트트릭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구했다. 단, 정규시간과 연장, 호날두는 극과 극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18일 가시마 앤틀러스의 저항을 뿌리치고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2014년에 이은 2번째 우승이다.
↑ 2016 FIFA 클럽월드컵 결승, 마지막 승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호날두였다. 사진(日 요코하마)=AFPBBNews=News1 |
호날두는 1-2로 뒤진 후반 15분 루카스 바스케스가 유도한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호날두의 90분은 최악이었다. 그는 움직임이 둔탁했고 이타적이지도 않았다. 화려한 개인기에 이은 드리블 돌파는 없었다. 2016 발롱도르 수상자의 명성에 걸맞지 않았다.
해결사도 아니었다. 무수한 찬스도 놓쳤다. 동점골 직후 완벽한 찬스에서 동료 2명이 자유롭게 있음에도 슈팅 욕심을 냈다. 후반 36분 역습에선 골키퍼와 1대1 기회마저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90분은 시바사키 가쿠의 독무대였다. 시바사키의 2골은 레알 마드리드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호날두도 혼돈했다.
자칫 역적이 될 수 있던 호날두였다. 단, 그에게 30분의 ‘보너스 타임’이 주어졌다.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가 만들어줬다.
↑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놓치는 호날두. 시련은 그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일까. 중요한 건 그에겐 몇 번의 기회가 더 있었다는 점이다. 사진(日 요코하마)=AFPBBNews=News1 |
연장 후반 7분 알바로 모라타와 교체 아웃된 호날두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서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악에서 최고로, 그에겐 또 다른 의미의 인생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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