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창단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삼성, 2017년 목표는 도약이다. 많은 걸 뜯어고치고 보완해야 한다. 불펜도 그 중 하나다.
삼성은 지난 22일 LG로 떠난 FA 차우찬의 보상선수로 투수 이승현을 지명했다. 김한수 감독은 불펜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철벽 불펜을 자랑했던 삼성은 올해 ‘요통’에 시달렸다. 블론세이브가 18개로 KIA(21개)에 이어 롯데와 함께 공동 2위였다.
↑ 장필준은 재활 후 첫 풀시즌을 소화했다. 그러나 성에 차지 않는다. 가진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후반기 들어 불펜이 한결 견고(4.52·2위)해졌지만, 엇박자로 선발이 크게 흔들려 전반기 부진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최고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이승현이 가세했다. 불펜 옵션이 늘었다. 하지만 1명이 추가됐다고 불펜이 곧바로 철벽이 될 수는 없다. 마운드 안정을 위해선 기존 자원의 분발이 요구된다.
삼성 불펜의 또 다른 열쇠는 장필준이 쥐고 있다. 장필준은 올해 56경기에 출전해 4승 6패 4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다.
팀(투수) 내 출전 5위, 홀드 2위, 세이브 3위, 평균자책점 11위(불펜 중 4위)의 성적. 지난해 재활로 2경기 출전에 그쳤던 터라 올해가 그의 ‘제대로 된’ 첫 시즌이었다.
그는 개막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인상적인 역투를 펼쳤다.
천안북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 받던 장필준의 부활을 삼성은 고대했다. 그 기대치에 비해 거둔 성적표는 누구보다 먼저 장필준 스스로 성에 차지 않는다.
‘못했다’는 게 그의 총평이다. 장필준은 “(좋았을 때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깔끔하지가 않았다. 팀이 이긴 경기에도 내 투구 내용은 나빴다”라고 했다. 팀에 별로 기여한 것도 없다는 그다.
장필준은 출발 전부터 꼬였다. 한창 좋았던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꼈다. 브레이크였다.
↑ 장필준은 좀 더 자신감 있는 피칭을 펼치겠다고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많이 부족해 배울 게 많다는 장필준이다. 그는 지금껏 KBO리그 통산 58경기만 뛰었다. 앞으로 더 뛸 경기가 많다.
장필준은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 더 많이 배우고 느낄 것 같다. 모든 게 부족하다”라고 했다. 누구보다 더 냉정해야 하는 불펜이다. 장필준도 “코칭스태프의 주문대로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장필준은 다시 시작한다. 내년에는 가진 모든 걸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2월 1일부터 시작할 스프링캠프부터 더 노력해 달라진
장필준은 “김태한 코치님께서 ‘피하는데 왜 네 공을 못 믿느냐. 네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져라’라고 하신다. 그 말씀이 맞는 것 같다. 그렇게 하면 (반복적으로)잘 될 때가 있다”라고 했다. 자신감 충만이 오프시즌 그의 첫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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