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2017년 메이저리그를 누빌 한국 선수들, 라이벌전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전문 매체 'MLB.com'은 2일(이하 한국시간) 2017시즌 주목받을 라이벌 관계들을 조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주목받을 라이벌 관계에 한국 선수들이 제법 얽혀있다는 점이다. 전체 다섯 개 라이벌 중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라이벌 뉴욕 메츠와 워싱턴 내셔널스를 제외한 나머지 라이벌 관계에 모두 한국 선수들이 연관됐다.
↑ 김현수는 지난해 9월 29일(한국시간) 토론토 원정에서 대타로 나와 역전 투런포를 때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오리올스 vs 블루제이스
김현수의 소속팀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새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라이벌 관계가 예상된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우승과 와일드카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결국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토론토가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오프시즌에 뜨거워졌다. 그 중심에는 토론토와 재계약한 호세 바티스타가 있다. 댄 듀켓 단장은 윈터미팅 기간 바티스타와의 계약을 원치 않는 이유로 "팬들이 그를 싫어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주전 1루수 크리스 데이비스가 바티스타에 대한 생각을 묻는 팬들의 질문에 "누구도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는 좋은 사람"이라는 말로 바티스타를 도발했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토론토를 상대로 14경기에서 타율 0.310(42타수 1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그 1홈런이 미친 영향이 컸다. 9월 29일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 대타로 나와 역전 투런 홈런을 때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와일드카드 경기에서는 별다른 활약은 하지 못했지만, 수비 도중 토론토 관중이 그에게 맥주캔을 던져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새해 두 팀의 라이벌 관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 오승환은 2017년에도 컵스를 상대할 일이 많을 것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카디널스 vs 컵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컵스는 오랜 앙숙이다.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입단할 때부터 컵스를 상대로 잘하면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두 팀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 말했다.
지난 두 시즌은 컵스의 우세였다. 2015년 컵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00승을 넘긴 세인트루이스를 눌렀고, 2016년에는 103승을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를 17.5게임차로 밀어내고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들의 월드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를 집에서 봐야했다.
그런 두 팀의 관계는 세인트루이스카 이번 오프시즌 컵스와 결별한 외야수 덱스터 파울러와 계약하면서 다시 한 번 달아오르게 됐다. 둘은 개막전부터 맞대결을 펼친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컵스를 상대로 8경기에서 10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홈런 2개를 포함, 안타 9개를 맞으며 6실점했다. 같은 지구 상대 중 가장 안좋았다. 그래도 희망적이었던 것은, 첫 네 차례 대결 중 두 경기에서 5실점했지만 이후 4경기에서는 6이닝을 던지며 1실점에 그쳤다는 것이다. 컵스 타선을 봉쇄하는 것은 2017년에도 오승환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추신수는 지난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레인저스 vs 애스트로스
이 '론 스타 시리즈'는 2015년 두 팀이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선두를 다투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텍사스의 신인 감독이었던 제프 배니스터는 후반기 첫 일정이었던 휴스턴 원정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자 상대 감독 A. J. 힌치를 향해 삿대질을 해 팬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다행히 둘은 이후 화해했다고).
지난 2년간 둘의 라이벌 관계는 텍사스의 우세였다. 2015년 휴스턴은 139일동안 지구 선두를 달리다 시즌 막판 텍사스에게 추격을 허용, 지구 우승을 내주고 와일드카드로 밀려났다(그리고 두 팀은 사이좋게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
2016년은 '천적'을 넘어 '학살' 관계에 가까웠다. 15승 4패로 텍사스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이중 14경기가 1~2점차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 팀의 승차는 11게임차. 텍사스의 우승 원인은 휴스턴이었고, 휴스턴의 탈락 원인은 텍사스였다.
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 카를로스 벨트란, 브라이언 맥칸, 조시 레딕 등을 영입하며 '타도 텍사스'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이번 시즌에는 지구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휴스턴을 상대로는 4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2루타 1개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새해에도 휴스턴을 상대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 류현진과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할 수 있을까? 일단 넘어야 할 벽이 많다. 사진= MK스포츠 DB |
다저스 vs 자이언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라이벌은 지난 다섯 시즌 동안 네 차례나 지구 1, 2위를 나눠가졌다. 그리고 그 기간 다저스는 네 차례 지구 우승을 차지한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한 번 우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샌프란시스코는 매디슨 범가너에 조니 쿠에토, 제프 사마자까지 영입해 스리 펀치를 완성했지만 15명의 선발투수로 인해전술을 펼친 다저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도 두 팀은 지구 선두를 다툴 것이 유력하다.
이 둘의 대결은 한국 팬들에게도 가장 흥미로운 매치가 될 수 있다. 다저스에는 류현진이 있고, 샌프란시스코에는 황재균이 있기 때문. 한 비행기로 미국을 찾은 두 친구가 투타 대결을 벌인다면, 2013년 류현진과 추신수의 맞대결 이후 가장 흥미로운 투타 매치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매치업이 현실이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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