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지난해 9월 28일 새벽, 시즌 도중 귀국한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생존을 위한 변화’를 공언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실패의 쓴맛을 봤다. 그는 ‘다른 박병호’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더 강해지기 위해 타격 폼을 바꾸겠다고 했다.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의 타격 폼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
박병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투수의 빠른 공에 대한 반응속도가 떨어졌다. 타이밍을 못 잡으니 삼진(80개)이 많았다. 타율이 1할대(0.191)에 그쳤다. 초반 홈런 페이스가 좋아 장타력은 인정받았지만 정교함이 떨어졌다.
월간 타율은 0.227(4월)-0.205(5월)-0.136(6월)으로 점점 나빠졌다. 미네소타는 결국 박병호를 마이너리그로 보냈다. 메이저리그 1년차와 2년차는 다르다. 적응을 마친 그는 진짜 실력으로 말해야 하는 입장이다.
↑ 박병호가 미네소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 2일 출국했다. 사진(인천공항)=김영구 기자 |
127일 후 다시 만난 박병호는 겨우내 부단히 노력해 타격 폼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육안으로는 이전 타격 폼과 큰 차이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당사자는 잘 알고 있다.
박병호는 “아마 바뀐 타격 폼을 보면 ‘어디가 바뀐 걸까’라고 의아하실 것이다. 잘 보이지 않겠지만 나는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전 타격 폼이 10단계가 있다면 7단계로 줄였다”라고 설명했
간결해졌지만 여전히 힘이 실리는 타격이다. 장점인 장타력을 잃지 않으려 했다. 새 타격 폼이 익숙해진 박병호는 이제 도전자가 돼 스프링캠프에 임한다. 예년보다 더 열심히 구슬땀을 흘린 그는 “준비는 다 됐다”라며 결연한 자세로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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