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방출대기'·강정호 '재판'...험난한 빅 리거들

↑ 박병호 /사진=연합뉴스

2월은 야구 선수가 본격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해 '조금 이른 봄'으로도 불립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2월 말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시즌 대장정에 들어가는데 올해 한국인 빅리거들은 출발은 유난히 '추운 봄'을 앞뒀습니다.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뜻하지 않게 4일(이하 한국시간) 방출대기 통보를 받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난해 미네소타와 4년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한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에 그쳤습니다.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인 박병호는 지난 2일 미국으로 떠나며 "직구 구속이 우리나라 선수보다 빨라서 타이밍이 안 맞다 보니 삼진도 많았다"며 보완을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방출대기 상태가 된 박병호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나머지 29개 구단의 클레임(영입) 신청을 기다립니다.

다른 구단으로 옮기면 출전 기회를 엿볼 수 있지만, 아직 3년이라는 보장 계약이 남아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현지 언론도 박병호가 미네소타에 잔류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 내다봅니다.

박병호의 경쟁 상대는 케니 바르가스(27)입니다.

스위치 타자인 바르가스는 작년 7월 박병호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뒤 빅리그에 올라갔는데, 47경기에서 타율 0.230에 홈런 10개를 기록했습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박병호보다 타격 정확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인 뒤,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재진입하는 걸 노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 강정호 /사진=연합뉴스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야구장 밖의 일로 곤경에 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음주 운전 뒤 도주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음주 운전 전력이 있던 터라 '삼진 아웃제'로 면허가 취소됐습니다.

검찰은 강정호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천500만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3일 정식재판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약식 기소된 피의자는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벌금 등을 선고하는데, 사안이 중대한 강정호는 벌금형 이상의 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강정호로서는 시즌 시작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강정호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지 않은 채 한국 재판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과는 별개로 강정호의 팀 내 입지는 확고하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입니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4일 "강정호가 건강하고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주전 3루수가 될 것"이라며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를 유격수로 쓰는 것까지 고려한다"고 전했습니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와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놓고 잠시 팀과 불협화음을 냈습니다.

추신수는 국가대표로 출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겨 WBC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구단은 작년 부상자명단(DL)에 4번이나 올라갔던 걸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김현수 역시 벅 쇼월터 감독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WBC 참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WBC를 접어야 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딱 1경기만 던진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올해 더욱 치열해진 선발 경쟁을 뚫어야 합니다.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두 차례 방출대기를 거쳐 팀을 옮긴 최지만(26·뉴욕 양키스) 역시 험난한 생존 경쟁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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