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kt 위즈 우완 투수 주권(21)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중국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예정대로 대회에 나가면, WBC 역사상 최초로 한국 국적을 갖고 다른 나라 대표팀에 참가하는 선수가 된다. 1995년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난 그는 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국적을 택했다. 국적상으로는 엄연한 한국 사람이지만, WBC가 국적은 물론이고 혈통으로도 대표 자격을 부여하기에 중국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11일(한국시간) kt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만난 그는 "내 공이 (WBC에서도) 통할지 궁금하다. 전부 다 강한 팀 아닌가.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꼭 던져보고 싶다"며 대회에 참가하는 소감을 전했다.
↑ 주권은 오는 3월 WBC 중국 대표로 출전을 앞두고 있다. 사진(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
그러나 그는 스프링캠프에 와서 마음을 바꿨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던지면 부담이 되겠지만, 한 경기 정도만 던진다고 하면 경험삼아 던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큰 대회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참가를 걱정했다."
김진욱 감독도 그를 격려했다. "가면 배울 게 많다고 격려해주셨다. 가서 다치지 말라는 말도 해주셨다"며 애리조나 훈련을 마친 뒤 팀을 잠시 떠날 그에게 해준 이야기를 소개했다.
아직 걸음마 수준인 중국 야구에 그가 합류하는 것은 큰 보탬이 될 것이다. WBC 대회 주관 방송사인 ’MLB네트워크’는 WBC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그를 브루스 첸(은퇴)과 함께 중국 대표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MLB.com’의 존 모로시 기자는 스카우트들이 그를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투수라고 소개했다.
이같은 주위의 호평에 그는 "평상시 하던대로 잘 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중국에 살던 시절에는 야구라는 운동이 있는지도 몰랐던 그는 열살 때 한국에 넘어와 처음으로 야구를 접했다. 축구부 활동을 잠시 하다 그만둔 그는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체격조건이 좋으니 한 번 해보라’는 감독의 권유를 받아들어 야구를 시작했다. 해보니까 재밌어서 계속 하게 된 야구, 어느덧 그의 업이 됐다.
↑ 주권은 지난 시즌 kt 선발진의 한축을 맡았다. 사진= MK스포츠 DB |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올해도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유력해보인다. 그럼에도 그는 "작년에 잘던졌다고 해서 (선발 경쟁에서) 앞서있다고 생각하지 않난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악착같이 준비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작년에는 선발로 나간다는 생각도 안했다. 올해는 작년에 던져봤으니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2017시즌 그의 목표는 부상 없이, 10승 투수가 되고 팀이 최하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재작년에 아프고 그랬는데 올해는 부상당하지 않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우리 팀이 최하위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6승을 거뒀는데, 올해는 10승을 하고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구속은 남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지만, 제구력 하나는 자신있다고 외치는 그다. 지난 시즌 도중 정명원 코치에게 배운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은 이번 시즌 그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무기가 될 것이다. "두 가지 구종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이전에는 직구, 슬라이더, 커브밖에 없었는데 더 느린 구종이나 떨어지는 변화구를 연습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의 성공이 다가오는 시즌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 번 성공했다는 경험은 가벼이 여길 수 없다. 2017년 WBC와 KBO리그에서 빛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주권은 새해 부상없는 시즌, 10승, 그리고 팀의 최하위 탈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진(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