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태극마크를 달아 꼭 뛰고 싶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는데, 그 꿈이 깨졌다. 하지만 17일 오전 훈련을 마친 임정우(26·LG)의 표정은 아주 어둡지 않았다.
임정우는 그의 이름과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을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오는 23일 한국 땅을 밟는 순간, 그는 국가대표가 아닌 LG 선수가 된다.
대표팀은 17일 코칭스태프 회의 끝에 임정우의 엔트리 교체를 결정했다. 임정우를 제외하고 임창민(NC)을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KBO교체 사유는 임창우의 컨디션 난조. 좀 더 정확하게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지난해 67경기 70⅔이닝을 뛴 임정우는 쌓였던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대표팀 훈련을 소화했지만, 본업이라 할 수 있는 피칭 훈련을 하지 못했다.
↑ 임정우의 WBC 출전 꿈은 4년 뒤를 기약했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
어깨 상태 회복에 집중했으나 속도가 더뎠다. 마냥 기다리기 어려웠다. 3월 6일 이스라엘과 WBC 1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엔트리를 교체해야 한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임정우는 “현재 어깨가 좋지 않다. 컨디션이 안 올라간다”라며 “내게는 첫 대표팀이다.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아쉬움이 클 터. 그래도 툭툭 털고 일어나려는 임정우다. “이제 난 괜찮은데 주위에서 더 그런다.” 형들의 아쉬움도 못지않게 컸다.
임정우의 몸 상태는 이대은(경찰)과 함께 대표팀의 이슈 중 하나였다. 자신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니 임정우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김인식 감독은 “자꾸 우려 섞인 이야기가 나오니 눈치가 보였던 모양이다”라고 했다.
임정우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었다. WBC도 최고의 국제야구대회 아닌가. 뛰고 싶은 대회였다. 비록 이번에는 못 뛰지만 다음 기회가 있지 않은가. 내 몫까지 더해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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