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가장 유리했지만 가장 무기력했다. 비교되는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이다.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대만전 한 경기가 남아있지만 A조 꼴찌냐 아니냐라는 의미만 있을 뿐 대표팀의 역대 WBC대회 최악의 성적달성은 확실해졌다. 1라운드 개최국으로서 혹시, 설마 했던 모든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더 없이 싸늘해져버렸고 KBO리그에 대한 거품론, 자성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결과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A조에서 가장 떨어졌던 대표팀 경기력 때문이다. 제반사항만 따져봤을 때 유리한 환경이라 평가됐지만 대표팀은 그 안에서 최악의 결과를 냈다. 반면 네덜란드-이스라엘-대만은 다소 빡빡한 상황 속에서 최대치, 혹은 최소치의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었다. 대표팀 입장에서 유쾌하지 않지만 비교해봤을 때 가장 실망스러운 결과를 남긴 것이다.
↑ 대표팀이 가장 유리했던 조건에도 불구하고 가장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네덜란드도 7일 오후 한국과의 경기를 치른 뒤 8일 오후 대만전을 가졌다. 결과는 2승. 한국전을 여유 있게 승리한 탓인지 이스라엘보다는 체력적인 조건이 나았다. 그래도 확실히 대만과의 두 번째 경기서는 첫 경기만한 집중력이 나오지 않았다. 대만의 공세에 잠시 주춤했다. 그래도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잡아냈고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대만의 스토리는 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만은 최약체로 구분됐다. 메이저리거는 물론 자국리그 우승팀 차출되지 못하며 반쪽 대표팀으로 불렸다. 본 대회 전 연습경기서도 딱히 임팩트있는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다. 전문가들과 팬들의 예상처럼 단연 A조 1약이었다.
7일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서 두들겨맞으며 이는 사실로 굳어지는 듯 했다. 다만 경기 후반 매서운 집중력으로 7점이나 뽑아내 박수를 받았는데 워낙 승부가 기울어진 시점이라 액면 그대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대만이 네덜란드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보였다.
↑ 대표팀은 9일 오후 대만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미 2라운드 진출은 실패했지만 다른 여러요소에서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한국 대표팀은 이에 비해 모든 환경적 요소가 긍정적이었다. 가장 먼저 또 가장 오랜 시간 소집해 서로 호흡을 맞췄고 오승환, 이대호를 제외하고는 딱히 적응도 필요 없던 고척 스카이돔에서 일찌감치 적응하는 시간도 가졌다. 6일 개막전을 가진 뒤 하루 뒤인 7일 오후에서야 네덜란드 전을 치렀고 대만전은 하루 휴식 후 9일 오후 경기로 펼쳐진다. 3경기 모두 KBO리그 시간과 딱 맞는 저녁 경기이며 강행군 일정도 없었다.
국내 팬들에게서 받는 ‘부담감’이라는 일종의 압박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외 모든 환경적 요소가 대표팀에게 유리했다. 단순 전력 측면에서도 대만, 이스라엘에 비해서 떨어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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